전통적으로 비수기로 알려졌던 4월 극장가가 예사롭지 않다.
아카데미 특수를 겨냥한 외화들이나 비디오시장을 의식한 일부 작품들이 1,2주 단위로 교체됐던 예년과는 달리 올해는 한국영화가 지칠줄 모르는 흥행의 노를 젓는가 하면 일부 직배사들의 대작들이 벌써부터 개봉을 서두르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올초 개봉을 계획했던 일부 영화들이 배급에 차질을 빚고 있다.
개봉을 서두르는 직배사들은 "올해 유난히 블록버스터급 영화들이 2,3작품씩 늘어났을뿐 아니라 여름용 대작은 대작대로 스케줄을 맞춘 결과"라고 설명한다. 배급에 차질을 빚고 있는 영화사들은 "한국영화의 의외선전 결과라 울지도 웃지도 못하고 있는 답답한 심정"이라고 말했다. 한여름 흥행시즌과 별 차이를 보이지 않는 `이색’ 비수기를 맞았다는 것이 영화계 인사들의 한결같은 진단이다.
지난 3월31일 개봉한 곽경택 감독의 ‘친구’가 예상외로 흥행 돌풍을 일으키면서 개봉관을 늘려가는 진풍경을 연출하고 있는 것이 1차적인 원인이다. 개봉 당시만 해도 국내 개봉영화 가운데 가장 많은 전국 117개 극장, 160개 스크린을 확보한 ‘친구’는 1주일만에 전국 122개극장, 193개 스크린을 확보해 영화계를 놀라게 했다. 서울관객 100만명을 개봉 15일째인 지난 토요일(103만4,814명)에 세웠고, 전국관객 300만명 돌파를 일요일에 이례적인 기록을 세운 사실에서도 비수기를 덮치고 있는 열기를 짐작케 한다. 이 같은 결과는 서울보다 지방이 2배가 더 든 스코어이며 전체 기록 돌파속도가 ‘공동경비구역 JSA’보다 8일정도 앞섰다.
이런 가운데 오는 28일 한국영화와 할리우드 대작 등 3편이 간판을 내걸기로 해 비수기 극장가는 갈수록 뜨거운 열기를 내뿜을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직배사인 UIP코리아는 오는 17일로 예정된 등급판정을 위한 영상물등급위의심의를 무사히 통과하면 28일 리들리 스콧 감독의 ‘한니발’을 개봉한다는 방침에 따라 극장 확보에 들어갔다.
CJ엔터테인먼트가 수입.배급하는 줄리아 로버츠와 브래드 피트 주연의 ‘멕시칸’도 같은 날 개봉한다.
여기에다 최민식과 홍콩 인기여배우 장바이쯔(張栢芝)가 주연을 맡은 ‘파이란’의 배급사인 튜브엔터테인먼트도 이날 당초 예정대로 간판을 올리기로 했다.
이처럼 ‘친구’와 이들 세 작품의 치열한 흥행전이 28일을 기해 불꽃을 튀길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이날 개봉을 추진해온 일부 영화는 벌써 한발짝 뒤로 물러서고 있다.
이날 개봉하려던 노효정 감독의 ‘인디언 썸머’(제작 싸이더스 우노필름)의 배급사인 시네마서비스는 일주일 뒤로 개봉일을 늦췄고, 구스 반 산트 감독의 ‘파인딩 포레스트’의 수입.배급사인 콜럼비아 트라이스타도 개봉을 연기했다. /박연우기자 ywpark@sed.co.kr
아카데미 특수를 겨냥한 일부 작품과 비디오 시장을 겨냥한 일부 작품들로 장식했던 극장가 비수기에 ‘친구’관객몰이가 지칠줄 모르고 있다.
박연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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