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온과 아이다 히트워울이 버지니아주 팀버빌의 ‘셴빌 크리머리’를 사람들이 신선한 치즈와 아이스크림, 전지 요구르트, 생우유를 찾아 일부러 셰난도 밸리로 찾아오도록 만드는데는 1년도 채 안걸렸다. 젖소의 젖을 짜는 곳에서 100야드도 떨어지지 않은 그들의 넓직한 판매대에는 언제나 관광객과 동네 농군들이 둘러 서서 프렛츨 과자에 이 농장의 홀스타인 젖소에서 짠 우유로 만든 가지가지 맛의 치즈를 찍어 맛보고 있다.

대부분의 낙농 농부들은 자기네 집 소에서 잔 우유를 대형 협동조합으로 보내 거기서 소독해서 치즈, 우유, 버터등 낙농제품을 만들게 하지만 요즘 버지니아주에는 히트워울 부부처럼 자기네 농장에서 키우는 암소나, 염소, 양에서 짠 젖을 가지고 직접 각종 치즈를 만들어 파는 농부들이 늘고 있다.

그런 농부들은 버지니아주 전역에 걸쳐 분포, 로비츠빌의 블루 리지 데어리 주인인 ‘모짜렐라 맨’ 폴 스티븐은 저지 암소 4마리에서 짠 우유로 크림이 많고 신선하며 사과나무 연기에 그슬린 맛이 나는 모짜렐라 치즈를 제조한다. 시골인 래피단에서 의사로 일하는 패트리셔 엘리옷도 양젖으로 치즈를 만들어 ‘에버로나 피에드몽’이란 이름을 붙였다. 헤인즈빌 소재 드링킹 스웜프 농장의 ‘고트보이즈’ 밥 스톨먼과 제프 브룩스는 자기들 웹사이트(www.cheese-goat.com)를 통해 114종 이상의 염소젖 치즈를 판매한다. 샬롯빌 근처 아워 레이디즈 오브 에인절스 수녀원의 수녀들도 치즈를 팔아서 살림을 꾸려나간다.

현재 버지니아주 농무부에 등록된 치즈제조 농장은 13개로 이들이 제조한 치즈들은 직접 판매도 되지만 각 도시의 파머스 마켓, 우편판매도 되는데 소비자 수요는 점점 커가고 있다.

"치즈 제조를 취미로 하는 농부는 없다"고 버지니아주 농무부의 낙농서비스 수퍼바이저인 존 비어스는 말한다. 조그만 염소농장이라면 1만5000~2만달러를 투자하면 치즈도 만들 수 있으므로 점점 더 비즈니스로 여기는 농부들이 늘고 있다는 것이다.

히트워울 부부는 자기들 농장에 설비값만 50만달러를 투자했다. 그중 치즈제조에 든 돈은 15만달러 정도인데 이들은 이스라엘제 우유 가공 시스템인 플라돗 미니-데어리를 들여놓았다. 방문객들이 들여다볼 수 있게 되어 있는 이 시스템은 미국의 대형 낙농협동조합에서 쓰이는 기구의 3분의 1 크기로 암소 30~300두 규모 농장에 설치하기에 적합하게 만들어져 있다. 구입 패키지에는 1주일동안 이스라엘의 키부츠에 가서 이 기계의 작동법 및 간단하고 부드럽고 신선한 치즈 만드는 법을 배우는 일도 포함되어 있다.

이 농장에서 가장 인기있는 치즈는 약간 질기고 담백한 중동 스타일의 할루미인데 그보다 더 복잡한 맛이 나는, 숙성된 치즈를 만들려면 앞으로 몇 년은 더 걸려야 한다고 이 부부는 말한다. 치즈라는 것이 책에 나온 조리법대로 척척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치즈도 마치 예술품처럼 시간을 들이고 여러 가지 실험을 거친 후에야 비로소 제대로 된 것이 나온다는 것이다.

농장에서 숙성시킨 치즈중 가장 좋은 것은 신선한 생우유로 제조되지만 연방법은 생우유로 만든 치즈는 최소한 60일을 숙성시킨 후에 판매하라고 정하고 있다. 그에 따라 암소나, 염소, 양젖으로 치즈를 만들어 파는 버지니아주의 농가들은 모두 버지니아주 식품위생법의 규제대상이 된다. 법을 따르는 농가들은 모두 버지니아주 농무부에 등록을 해야 60일 이상 35도 이상의 온도에서 숙성시킨 생젖으로 만든 치즈를 합법적으로 판매할 수 있다.
주법은 또 식품제조업체로 간주되는 곳들은 주정부로부터 청결도 및 작업방식을 검사받도록 정하고 있는데 대부분의 치즈제조 농부들은 검사를 환영한다.

하루에 12~14시간씩 34마리의 암양을 돌보면서 하루에 10파운드 이상의 치즈를 생산하는 에버로나 데어리 주인인 가정의 패트리셔 엘리옷(72)은 "소비자들에게 소송을 당하는 것보다는 검사를 받는 것이 훨씬 낫다"고 말한다.

엘리옷이 만드는 약간 딱딱한 숙성된 양젖 치즈 ‘에버로나 피드몽’은 뉴욕, 워싱턴에서도 팔리는데 엘리옷은 콜리종 개를 너무 사랑한 나머지 개가 심심하지 않도록 양을 치면서 거기 드는 비용을 버느라 치즈를 만들어 팔게 됐다.

치즈 제조 농장들은 버지니아주 전역에 흩어져 있지만 꼭 찾아가야만 그 치즈를 맛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우편 판매를 하는 곳도 많다. 그러나 찾아가 보려면 반드시 먼저 전화해서 시간을 예약하거나 사정을 알아보는 것이 좋다. 생산량도 일꾼도 제한된 작은 농장들이 많기 때문. 또 치즈를 사서 차게 보관할 쿨러를 지참하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