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쥐 배설물이 섞인 불결한 음식, 200명의 여성에 변기는 달랑 3개, 샤워시간은 고작 5분, 빗물이 새는 천장, 하수시설 미비로 마당에 버려지는 배설물, 교도관들의 험악한 말투…"

남부의 외진 교도소에 수감되어 미국 추방심리를 앞둔 한인영주권자가 열악한 환경과 부당한 대우에 항의하는 단식투쟁을 벌이는 한편, 관련 당국에 처우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루이지애나주 어보이엘리스 패리쉬 여성 전용 교도소에 수감중인 박선민씨는 "이민국의 추방심리를 앞둔 비시민권자들을 중범죄자 취급하며 열악한 시설에 방치하고 있다"며 동료 수감자 4명과 함께 지난 6일부터 물을 제외한 모든 음식을 거부하는 단식투쟁에 들어갔다.

단식에 들어간 수감자들은 열악한 환경외에도 분당 7달러까지 청구되는 엄청난 외부통화료, 의료시설 미흡 및 의사 부재 등도 개선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박선민씨는 본보에 보낸 자필 편지에서 "지난 99년 마약판매공모 및 판매죄로 체포돼 24개월형을 선고받고 커네티컷의 연방 교도소에서 복역한 후 지난 2월12일 만기출소했으나 이민국의 범법영주권자 추방 규정에 따라 루이지애나로 이송돼 현재 추방 심리를 기다리는 중"이라고 상황을 설명했다.

박씨는 "이미 지은 죄에 대한 처벌이 끝난 상황에서 이처럼 부당하고 열악한 대우를 받는다는 것은 명백한 인권침해"라며, 민권단체 등에 도움을 호소하고 있다.

이민자권익옹호단체인 CIE J(Citizens and Immigrants fo r Equal Justice)의 로리 커주바 사무총장은 "이들은 중범죄자가 아니며 이민국의 억류자일 뿐"이라며, "동물도 이들처럼 대우하지는 않는다"고 이민국과 교도소측을 비난했다.

5명의 수감자들이 단식에 돌입하자 교도소측은 이들을 격리수용하고, 이민국은 이들의 건강상태를 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설 교도소인 어보이엘리스 패리쉬 여성 전용 교도소에는 현재 2백명의 여성 죄수들이 수감되어 있으며, 이중 30-40명이 추방심리를 앞둔 이민자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민국은 이 교도소와 계약을 체결해 추방심리를 앞둔 범법 영주권자들을 수용하고 있다. 지난 96년 개정된 이민법에 의해 범법 영주권자는 추방조치를 당하게 된다. 추방명령을 받은 범법 영주권자가 항소할 경우 이민국의 추방심리를 거쳐 추방여부가 확정된다.

워싱턴 D.C.의 미국변호사협회 크리스 뉴젠트 변호사는 "루이지애나주 교도소에서 이들 여성들이 겪는 문제는 추방위기에 처한 영주권 범법자 모두가 공통적으로 겪는 문제"라며, "이민국 규정상 추방심리 대기자의 수용 장소를 이민국이 임의로 정할 수 있어 상당수가 가족이나 변호인들과 연락하기 힘든 불리한 상황에 처하게된다"고 덧붙였다.

연방이민국 뉴올리언스지역 대변인인 페이지 로켓씨는 "이민국 직원이 지난 14일 단식 중인 수감자들을 만나 이들의 요구사항을 청취했다"며, "수용자들에게 법이 정한 일정한 환경을 제공해 주기 위해 수감시설에대한 감사를 정기적으로 실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들의 단식투쟁은 AP, NBC뉴스, 루이지애나의 The Advocate 등의 언론을 통해 보도된 바 있다.

또 이민자권익옹호단체인 CI EJ는 합법 이민자에대한 추방조치를 가능케하는 현 이민법을 개정하고, 현재 수용된 추방대기자들에 대한 처우를 개선해 줄 것을 요구하는 촛불시위를 23일 백악관 앞에서 갖기도 했다.


<곽기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