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욕 닉스 사령탑, 화려함보다 성실, 열정으로 존경받아
현재 플레이오프의 열기가 뜨거운 프로농구 NBA는 선수 못지않게 감독들도 스포트라이트를 받는다.
사이드라인에서 수퍼스타 선수들에게 작전지시를 하는 감독들은 TV화면에 자주 등장, 미국사회에서는 명사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그렇기 때문에 패션이나 헤어스타일에도 남다른 신경을 쓴다. 한 벌에 수천 달러하는 이탈리아제 디자이너 양복만을 고집하는 현재 마이애미 히트의 팻 라일리 감독이 대표적인 케이스다.
하지만 뉴욕 닉스의 감독 제프 밴 건디는 대부분의 NBA 감독과 전혀 딴판이다.
TV노출이 많은 화려한 직업에도 불구하고 구겨진 양복에 헝클어진 머리칼, 그리고 작은 체구의 밴 건디는 언뜻 보면 길을 잘못들어 매디슨 스퀘어가든 농구코트에서 갈팡질팡하는 변호사같다.
밴 건디는 사람들의 조롱에 익숙해 있다. 그것은 뉴욕 닉스의 사령탑이면 감수해야 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또 감독에서 쫓겨나지 않으려면 팀을 계속 승리로 이글어야 한다.
순탄치 않은 정규시즌을 보낸 닉스는 플레이오프에 접어 들어서도 팀을 둘러싼 잡음이 그치지 않고 있다.
지난 22일에는 포인트가드 찰리 워드가 한 잡지와의 인터뷰에서 유태인을 배척하는 발언을 해 물의을 빚더니 이튿날인 23일에는 동료선수 마커스 캠비의 가족이 괴한에게 인질로 붙잡히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같은 풍랑속에서도 밴 건디는 ‘닉스호’를 순조로운 항해로 이끌고 있다.
밴 건디가 감독으로 취임한 이후 닉스는 매 시즌 최소한 플레이오프 2라운드에 진출했고 2년 전에는 NBA 결승, 지난 해에는 동부 컨퍼런스 결승에 올랐다.
신장 5피트 9인치의 단구인 밴 건디에 대한 농구팬들의 가장 지울 수 없는 기억은 1998년 마이애미 히트와의 플레이오프 경기..
밴 건디는 히트의 알론조 모닝과 닉스의 래리 존슨간에 싸움이 붙었을 때 마치 우체부의 바지가랑이를 물고 늘어지는 테리어처럼 모닝의 다리에 대롱대롱 매달렸다.
괴자 밴 건디의 인상적인 순간은 이번 시즌에도 있었다.
밴 건디는 시즌초반 닉스의 캠비가 샌앤토니오 스퍼스의 대니 페리를 향해 주먹을 날리려는 순간 온몸을 던져 이를 막다가 캠비의 펀치에 거의 정신을 잃을뻔 했다. 결국 밴 건디는 왼쪽 눈위를 12바늘이나 꿰매는 부상을 입었다.
웬만한 사람들은 하기 힘든 이같은 파격적인 하지만 꾸밈없는 행동으로 그는 NBA에서 ‘비틀주스’를 비롯, 많은 별명을 얻었다.
상대팀 선수들은 밴 건디를 곧잘 우습게 본다. 농구팬들은 그의 기행에 파안대소한다. LA 레이커스의 필 잭슨같은 동료감독도 그를 놀린다.
그러나 농구에 관한 한 밴 건디만큼 심각한 사람도 드물다.
그의 선수들에 대한 뛰어난 동기부여능력, 경기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혁신적인 전략개발 등은 NBA세계에서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어떤 감독들은 자신이 남에게 어떻게 보여질까, 어떻게 인식될까 신경쓴다. 하지만 밴 건디가 생각하는 것은 오직 경기에서 승리하는 것이다. 그는 선수들의 잠재력을 최대한 이끌어내는 능력이 있다. 그 점에 대해선 존경하지 않을 수 없다"
닉스의 최고 득점원 앨런 휴스턴은 말한다.
밴 건디는 현역감독 가운데 NBA 선수경력이 없는 일곱 명 중 하나다.
그는 감독 가운데 키도 가장 작다. 대머리 때문에 나이가 들어 보이지만 밴 건디는 사실 올해 38세로 감독 가운데 가장 신참그룹에 속한다. 그러나 팀의 기록은 그가 NBA 최고의 감독 가운데 하나라는 것을 입증한다.
밴 건디는 1995-96년 시즌이 23게임이 남았을 때 돈 넬슨의 후임으로 감독에 취임했다. 그후 그는 단 한 번도 패배가 승리보다 많았던 시즌이 없었다. 승률은 항상 5할대를 넘었던 것이다.
"함께 일한 감독 가운데 밴 건디처럼 열정적이고 부지런한 사람을 본 적이 없다"
밴 건디밑에서 조감독으로 일했던 브렌던 멀론의 설명이다.
샤킬 오닐이나 앨런 아이버슨같은 수퍼스타가 없는 닉스가 플레이오프에 진출, 강력한 다크호스로 군림하는 것은 밴 건디 감독의 정열과 노력의 결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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