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리너스의 메이저 최초 동양계타자 인기 폭팔
올시즌 메이저리그에는 황색바람이 뜨겁게 몰아치고 있다.
동양계 선수들이 각 소속팀에서 대활약을 펼치고 있는 이 황색바람의 중심부에 시애틀 매리너스의 선두타자 이치로 스즈키 선수가 서 있다.
27세의 스즈키는 메이저리그에서는 신인으로 분류되지만, 일본에서는 퍼시픽리그 타격왕을 일곱차례나 재패한 베테런이다. 일본 야구팬들에게 스즈키의 존재는 축구의 펠레를 방불케 한다.
최근 매리너스는 월드시리즈 3연패에 빛나는 뉴욕 양키스와의 원정경기 3연전을 내리 휩쓸었다.
예전 같으면 양키스가 3연승하는 것이 훨씬 더 자연스러웠을 것이다. 매리너스에는 이치로 외에도 일본이 자랑하는 최고의 구원투수 가즈히로 사사키가 버티고 있다.
이 두 일본계 선수의 활약상에 힘입어, 올시즌 매리너스는 메이저리그 최고승률을 질주하고 있다. 특히, 스즈키 선수는 태평양을 사이에 두고 일본과 미국 양쪽에서 야구특수를 일으키고 있다.
요즘 일본에서는 스즈키로 선수의 활약에 관한 이야기로 온 나라가 떠들석하다.
스즈키와 관련된 각종 야구상품들이 날개돋힌 듯 팔려나가고, 일본 NHK는 시애틀 세이프코 구장의 전경기를 일본전역에 고화질 TV방송으로 중계한다. 또, 일본에서는 스즈키 관광투어 상품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메이저리그에서 동양계 선수들의 활약은 현 보스턴 레드삭스 투수인 히데오 노모로부터 시작되었다.
노모는 메이저리그 데뷔 첫해부터 발군의 기량을 선보이며 신인왕을 차지했다. 특히, 그는 몸을 꽈비트는 특유의 투구동작으로 미국 야구팬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심어주면서 순식간에 노모 신드롬을 불러일으킨 장본인이다.
그후, 한동안 슬럼프에 헤메던 노모는 이번시즌 레스삭스에 입단, 시즌초반 노히트 노런을 연출하며 화려한 부활을 예고하고 있다.
또한, LA 다저스의 강속구 투수 박찬호도 메이저리그에서 성공신화를 창출한 대표적인 동양계 투수다. 이번시즌을 끝으로 자유계약선수 자격을 획득하게 되는 박찬호는 장기계약으로 통해 천문학적 연봉을 챙길 것이 거의 확실시된다.
이 밖에도, 메이저리그에는 여러 명의 동양계 투수들이 주전으로 활약 중이다.
그러나, 이치로 스즈키의 활약상은 그들 중에서도 단연 빛나고 있다.
스즈키는 뉴욕메츠의 토요시 신조와 함께 타자로서 메이저리그 주전자리를 확보한 최초의 동양계 선수다.
당초, 스카웃 전문가들 중에는 매리너스가 엄청난 거액을 주고 스즈키를 영입할 때, 냉소적 시각을 보내는 사람들이 많았다.
스즈키가 신장 5피트 9인치에 체중 156파운드에 불과한 왜소한 체격의 소유자이기 때문이다. 많은 야구관계자들은 스즈키가 체중이 집채만한 메이저리그 선수들의 틈바구니에서 제실력을 발휘할 수 없을 것으로 예상했었다. 그러나, 스즈키는 천재적인 타격솜씨을 발휘하면서 이 모든 회의적 시각에 답을 해주고 있다.
스즈키의 활약은 미국에 거주하는 일본인들은 물론이고, 동양계 이민자들 전반에 자부심을 고양시키고 있다.
시애틀의 한 대학에 다니는 중국계 학생 챠오 마는 이렇게 말한다.
"동양계 선수가 미국의 메이저리그 그라운드에서 대활약을 펼치는 장면을 보기만 해도 가슴이 벅차다"
베트남계 학생 빈센트 청도 한 마디 한다.
"나는 원래 야구에 큰 관심이 없는 사람이다. 하지만, 스즈키의 경기만은 꼭 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최근 수년간 시애틀 매리너스는 메이저리그가 자랑하는 최고 기량의 선수들을 줄줄이 내주었다.
강속구로 타자들을 위압하는 ‘빅유닛’ 랜디 존슨을 필두로, ‘90년대의 선수’로 선정된 홈런타자 켄 그리피 주니어를 다른 팀으로 보냈고 작년에는 메이저리그 최고의 야구천재 알렉스 로드리게즈까지 텍사스 레인저스에게 내주는 아픔을 당했다. 이들 스타들이 요구하는 천문학적 액수의 장기계약을 감당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대신, 매리너스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연봉에 재능있는 선수들을 발굴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스즈키는 그 과정에서 얻어진 최대의 수확이다.
시애틀의 야구팬들은 한동안 알렉스 로드리게스를 상실하고 커다란 허탈감에 젖어 있었다. 그런데, 태평양을 건너온 왜소한 체격의 일본선수가 뜻밖에 그같은 상실감을 급속히 메워주었다.
스즈키는 뛰어난 타격솜씨뿐 아니라, 전광석화같은 스윙폼, 지능적인 주루 플레이, 그리고 우익수로서의 탁월한 수비플레이 등을 선보이며, 시애틀과 매리너스 팬들을 열광시키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매리너스의 동료선수인 중견수 마이크 카메론은 "스즈키는 지금 매리너스에 승리의 추진력을 제공하는 기관차다"라고 극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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