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국, 캘리포니아등 전력난 심화로 가능성 타진.. 핵폐기물 처리문제, 최근 안전성 크게 보완
캘리포니아를 비롯한 미국내 일부지역들이 심각한 전력난을 겪고 있다.
신형 발전소들을 가동하는 주원료인 천연가스 값이 거의 두배로 치솟았고 요즘 각광을 받고 있는 풍력발전이 전망이 밝기는 하지만, 전체 전력생산량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아직 미미하다. 태양열 발전은 그보다 더 유명무실하다.
이같은 밝지 않은 상황을 타개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으로서 다시금 거론되고 있는 것이 바로 핵발전.
지금까지 미국에서 핵발전소는 사양산업이었다.
심지어, 기존의 핵발전소들도 가동을 중지하거나 매각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조만간 발표될 부시 행정부의 에너지 플랜에는 핵발전소 신설에 대한 정부의 강력한 의지가 천명될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MIT에서는 전력난 해소와 점증하는 오염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에너지 전문가들의 회의가 열렸다. 하지만, 이들은 부시행정부의 관심표명에도 불구하고 핵발전소 신설이 당장 가시화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핵발전소에 관한 논의는 전문가들 사이에서 다시 활성화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큰 의미를 갖는다.
이번 MIT 회의에 참석한 프랑스, 일본, 러시아, 그리고 미국의 핵발전 전문가들은 차세대 핵발전 디자인을 집중논의했다.
전문가들은 우선, 미국이 아직도 핵발전 폐기물처리 같은 근본적 문제의 해결책을 강구하지 못한 상태임을 인정했다. 하지만 향후 폐기물 처리장소를 찾거나, 아니면 폐기물을 분쇄 또는 재사용할 수 있는 핵발전소를 건설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핵발전 폐기물 문제는 핵발전소가 처음 건설됐던 당시보다 더욱 심각한 현안으로 대두되어 있다.
예를 들면, 캘리포니아는 핵폐기물 처리방법이 강구될 때까지 일체의 핵발전소 신설을 불법화시켰다. 또, 연방 에너지부는 1998년 핵발전 폐기물을 수거하여 라스베가스 근처 유카 마운틴에서 처리할 정책을 수립했으나, 이것도 실무적 난제 때문에 지지부진하고 있다.
핵발전관련 산업협회인 핵에너지협회는 최근 핵발전소 신설문제를 집중연구할 업무추진팀을 구성했다.
이들은 이미 정기적으로 만나 핵발전소 신설의 사업타당성을 검토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만약 핵발전소 신설이 허용된다면, 그 장소는 기존의 핵발전소가 있는 지역이 될 것이라고 예측한다. 이미 핵발전 설비에 익숙한 주민들이 핵발전소 신설에 대해 가장 수용적일 것이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신형 핵발전소는 과거 70년대에 개발됐던 1세대 핵발전소와는 판이한 디자인을 갖게 될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그 중 한가지 가능성은 ‘페블 베드’라는 디자인이다. 이는 원자로 안에서 거대한 당구공들처럼 생긴 우라늄 연료봉들을 순환시키는 방식이다. 이 디자인의 장점은 스퀘어 피트당 발생하는 열이 재래식 원자로에 비해 10%밖에 안된다는 점이다. 따라서, 페블 베드 디자인은 핵발전 사고의 가장 큰 요인인 원자로 멜트다운의 위험성을 크게 제거할 수 있다. 또한, 페블 베드 디자인의 연료볼들은 필요에 따라 손쉽게 교체가 가능하고, 연료재충전을 위해 원자로를 가동중단시키지 않아도 된다.
미국내 17개의 원자로를 보유하고 있는 엘셀론사는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에스콤사와 제휴, 남아프리카에 페블 베드형 원자로를 건설중이다. 엑셀론사는 또, 미국 핵규제위원회에 페블 베드형 핵발전소의 미국내 건설허용을 신청했는데 아직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
한편, 일각에서는 여전히 골치아픈 핵발전소 신설 대신, 재래식 발전소의 증설을 주장하기도 한다.
그러나, 석탄, 석유등 화석연료 연소식 발전소들은 오염처리장치에 막대한 비용이 소요된다. 뿐만 아니라, 산성비나 스모그를 야기하는 각종 유독물질을 차단하기가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
핵발전소는 그동안 많은 논란 속에서도 꾸준히 안전성을 확보해 왔다.
사상최대의 핵발전 사고로 기록된 우크라이나 핵발전소 사고가 발생한지도 어언 15년, 그리고 미국의 스리마일 아일랜드 핵발전 사고가 일어난지는 벌써 22년이나 되었다.
그후, 미국내 핵발전소들은 몇몇 경미한 사고를 겪었을 뿐, 기록적인 안전가동 행진을 계속하고 있다. 그 결과, 전문가들은 지금이야말로 핵발전소 신설이 공론화될 수 있는 최적기라고 진단한다.
한때 에너지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석유와 천연가스 또는 석탄을 사용하는 재래식 발전소들이 차세대 에너지에 밀려 조만간 자취를 감출 것이라고 성급하게 예언한 적도 있었다.
그러나, 핵발전이 안전성 문제로 발목이 잡히고, 풍력이나 태양력 발전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재래식 발전소들은 여전히 건재하다.
지난 10년간 신설된 발전소들의 90%가 천연가스를 연료로 사용하는 발전소들이었다. 그러나, 지난 겨울 캘리포니아를 비롯한 몇몇 지역에서 심각한 전력난이 발생한 후, 이제 대안모색은 발등에 떨어진 불처럼 시급한 과제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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