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드니 올림픽 여왕, 중미 벨리즈에서 칙사 대접
매리온 존스는 지난해 시드니 올림픽에서 여자 육상선수로는 사상최초로 다섯개의 메달을 휩쓸며 ‘세계에서 가장 빠른 여성’이라는 칭호를 얻었다.
그 후 존스는 육상 친선대사의 활동을 시작함으로써 또 하나의 커리어를 시작했다.
존스는 항상 어머니의 고국인 중남미의 소국 벨리즈의 뿌리를 자랑스럽게 생각해왔다.
벨리즈는 과거에 영국령 온두라스라고 불리웠던 나라다.
존스는 시드니 올림픽에서 메달을 획득할 때마다 미국 성조기와 함께 벨리즈 국기를 흔듦으로써 자신의 뿌리를 온세상에 과시했다.
이에 벨리즈는 존스가 자국의 인지도를 전세계에 알린 공을 높이 평가, 그녀를 스포츠 친선대사로 임명했다. 혹자들은 스포츠 친선대사를 단순 명예직 쯤으로 생각하지만, 존스는 정식 외교관 여권까지 부여받은 명실상부한 대사가 되었다.
존스는 또한 자신의 재단을 통해 200만달러 이상을 모금, 벨리즈에 현대식 스포츠시설 건설에 일조하기로 합의했다. ‘매리온 존스 스포츠 컴플렉스’로 명명될 이 스포츠 센터는 향후 존스의 겨울 훈련기지가 될 전망이다.
존스는 최근 캘리포니아 월넛에서 벌어진 300미터 릴레이 참가를 계기로 올림픽 약물검사 분야로까지 활동영역을 확대했다.
존스가 처음으로 약물검사 시스템에 진지한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은 시드니 올림픽 대회 때부터였다.
시드니 올림픽에서 존스는 세 개의 금메달을 포함, 다섯개의 메달을 따는 신화를 창조했다. 그러나 호사다마랄까, 그녀의 남편이자 투포환 챔피언출신인 C.J. 헌터가 금지약물 양성반응을 나타냈고, 이로써 존스의 위업에도 일말의 흠집이 생겼다. 헌터는 올림픽 이후 곧바로 현역에서 은퇴했다.
존스는 남편의 몰락을 보면서 약물검사 시스템에 대해 새로운 시각을 갖게 된다.
그때까지 존스는 막연하게 약물검사에 양성반응을 보인 선수는 그에 합당한 처벌을 받아 마땅하다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이제는 양성반응이 나올 경우에 사실 자체는 직시해야 하지만, 그 배경에 대한 보다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으로 선회했다.
시드니에서 헌터는 양성반응결과가 나온 후, 자신은 아나볼릭 스테로이드 낸드롤론이 함유된 영양보조제를 복용했을 뿐, 아무런 고의성도 없었다고 항변했다.
당시, 일부 올림픽 관계자들은 이런 주장을 터무니 없이 받아들였으나, 올림픽 폐막 이후 그의 주장은 광범위한 신빙성을 얻었다. 많은 영양보조제들은 보통 철저한 성분표시 레이블을 부착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IOC가 실시한 몇몇 조사에 따르면, 상당수 영양보조제들은 금지된 약물성분을 부분적으로 함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일부 비평가들은 약물테스트 시스템 자체에도 원천적 문제가 있다고 주장한다.
최근, CBS의 ‘60분 II’ 프로그램에 출연한 약물전문가 웨이드 엑섬은 흔히, 금지약물 양성반응을 보인 선수들을 자격정지하기 보다는 경고조치로 대신했다고 증언했다. 그는 미국올림픽위원회 도핑테스트 국장을 역임한 인물이다. 엑섬은 또, 낸드롤론이 가장 흔히 남용되는 금지약물 중 하나라고 덧붙였다.
한편, 매리온 존스는 시드니 올림픽 이후에도 여전히 육상계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존스는 올림픽 이후 "요즘에는 뭐하고 지내느냐"는 질문을 가장 많이 받는다고 말한다. 이런 질문은 육상종목에 대한 세상의 편견을 단적으로 표출한다. 사람들은 하계올림픽이 끝나면 육상선수들의 생명이 끝난 것으로 치부하는 경향이 있다.
매리온 존스는 육상선수로서는 드물게 높은 대중적인 인지도와 상업적 가치를 함께 지니고 있다.
그녀는 시드니 올림픽 직전 시사주간지 타임과 뉴스위크의 표지를 장식했을 뿐 아니라, 올림픽의 열기가 식은 후에도 유명 패션잡지 ‘보그’의 표지면을 장식했다.
"육상을 하면서 유명세를 탄다면 그것대로 좋은 일이다. 하지만, 나는 육상 자체가 좋아서 육상을 한다. 올림픽에서도 메달을 따면 좋겠지만, 그에앞서 나자신이 올림픽의 일부가 된다는 사실에서 말할 수 없는 희열을 느낀다"
존스는 말한다.
지난 시드니 올림픽 개막 직전, 존스는 한 인터뷰에서 다섯 개의 금메달을 따겠다고 말한 바 있다.
그녀는 100미터, 200미터, 1,600미터 릴레이에서 금메달을 획득했다. 그러나, 멀리뛰기에서는 불과 3인치 차이로 금메달 획득에 실패했고, 400미터 계주에서도 동료선수들의 부상으로 금메달을 놓쳤다.
올림픽에서 한 여자선수가 다섯 개의 메달을 획득하는 것도 전례없는 일이었다. 하지만, 존스에 대한 기대가 워낙 높았던 까닭에 그녀가 금메달 3관왕에 그친 아쉬움의 목소리도 그 만큼 컸었다.
현재 존스의 당면목표는 오는 2004년 그리스 아테네 올림픽에 출전하는 것이다.
하지만, 육상 은퇴이후 존스는 궁극적으로 WNBA에 투신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녀는 1994년 노스 캐롤라이나 대학팀이 NCAA 챔피언을 획득할 때 포인트가드로 활약했던 농구선수 출신이다.
올해 25세인 존스가 WNBA 무대에서 얼마나 경쟁력있는 선수가 될 수 있을지는 그녀 스스로도 장담하지 못한다.
그러나, 존스는 앞으로의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꾸준히 농구연습을 하고 있다. 현역선수 활동이 여의치 않을 경우 NCAA의 TV 해설자로 나설 개연성도 크다. 존스는 노스 캐롤라이나 대학시절 언론학을 전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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