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 오브 워> <에너미 앳 더 게이트> <엑시트 운즈> <웨이 더 머니 이즈> <쎄크리파이스> <썸원 라이크 유>...
최근 극장에 걸렸거나 개봉 대기 중인 외화들의 제목이다.
`엑시트 운즈’는 총알 관통상을 의미하는 경찰 용어이며, `아트 오브 워’는 우리말로 치자면 `손자병법’에 해당된다.
최근 들어 영화 수입,배급사들이 외화의 원제를 그대로 우리말로 옮겨 개봉하면서 관객들은 이제 제목만 보고는 영화의 분위기를 가늠하기 어렵게 됐다.
물론 이 가운데는 <패스워드(Antitrust)>나 <엑소시즘(Lost Souls)> <미스 에이전트(Miss Congeniality)>처럼 어려운 영어를 다시 쉬운 영어로 바꾸는 예도 있지만 원제를 그대로 살리는 게 요즘 추세다.
올들어 개봉한 외화 가운데 우리말 제목이 붙은 영화는 <성냥공장 소녀> <일곱가지 유혹> <첫사랑>등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힐 정도다.
이 같은 원어 제목의 범람은 국제적 감각을 반영한 것이기도 하지만 외화에 대한 영화팬들의 선호도가 아직도 높다는 것을 반증한다. 우리말 제목을 달았다가 혹시 한국영화로 `오해’받을지도 모르기 때문이라는 것.
또 영화가 수입되기 전부터 국내에 소개되는 사례가 늘고있는 것도 한 요인으로꼽힌다. 워너브러더스 코리아의 한 관계자는 "인터넷을 통해 미국에서 영화의 흥행여부가 국내에 많이 알려지기 때문에 어색한 제목으로 바꾸기보단 원제를 이용하는게 마케팅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제목이 내용을 함축적으로 드러내고 있는 점을 감안한다면 어려운 원어제목들은 관객에 대한 기본적인 서비스를 제대로 해내고 있지 못한 셈이다.
<애니 기븐 선데이> <두낫 디스터브> <라이드 위드 데블> <룰스 오브 인게이지먼트> <체인 오브 커멘드> <아웃사이드 프로비던스>등이 대표적인 예.
또 원어 발음을 우리말로 옮기면서 외래어 표기법을 제대로 지키지않아 혼란을주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쥬만지>는 `주만지’, <화이널 디씨젼>은 `파이널 디시전’, <쥬라기 공원>은 `쥐라기공원’의 오기다.
이에 대해 영화평론가 정성일씨는 "배급업자들이 바른 표기를 모르는 경우도 있지만 발음상의 이미지를 고려해 일부러 잘못된 표기를 쓰기도 한다"면서 "따라서 사람들은 매스컴 등을 통해 매일같이 잘못된 언어 교육을 받고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또 조희문 상명대 영화학과 교수도 "특정한 영화에 어떤 제목을 붙이는 것이 좋은가에 대한 모범 답안은 없겠지만 영화가 미치는 사회적 영향을 고려한다면 아무리외국 영화라 하더라도 우리 식의 감성과 시대 정서를 담은 제목을 붙이는 것도 나름대로 가치가 있다"고 조언했다.
(서울=연합뉴스) 조재영기자 = fusionjc@yna.co.kr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