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전인수·과포장이 빚은 해프닝인 듯.. ML, 계약전 타구단 영입의사 표명 엄금
코리아특급 박찬호(LA 다저스)의 다음 기착지는 어디인가. 그를 둘러싼 명문구단들의 공개적인 각축전은 시작됐는가. 뉴욕 양키스의 ‘박찬호 눈독설’이 가라앉은 지 두어달밖에 지나지 않은 요즘 뉴욕 메츠의 ‘박찬호 영입계획’이 꽤 구체적인 모양새를 띠고 유포돼 코리아특급의 향방에 새삼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결론부터 말하면 올시즌을 끝으로 자유의 몸(프리 에이전크·자유계약선수)이 되는 박찬호에 대한 타구단의 관심은 ‘응당 있을 수 있는 일’이지만 박찬호를 스카웃하겠다는 의사표명까지 했다는 건 ‘결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야구는 투수놀음이란 속설을 굳이 떠올릴 것도 없다. 지난해 18승을 올린 다수확 투수인 박찬호에게 관심조차 갖지 않는 구단이 있다면 그게 오히려 이상하다. 양키스나 메츠가 아니라도 샌디에고 파드레스든 애나하임 에인절스든 마찬가지일 것이고 박찬호야 펄쩍 뛰겠지만 가난한 미네소타 트윈스도 머나먼 토론토 블루제이스도 예외일 수 없다.
그러나 구단의 책임있는 인사가 공개리에 박찬호 스카웃의사를 밝혔다면 자해행위다. 메이저리그 규정은 소속팀과의 계약관계가 끝나지 않은 선수에 대해 타구단이 영입접촉을 벌이는 것은 물론이고 영입의사를 표명하는 것조차 엄격히 금지하고 있고 위반시 벌금·드래프트 지명권 몰수 등 갖가지 제재가 따른다. 피해구단, 즉 해당선수의 소속팀이 상대구단에 대해 손해보상을 청구하는 등 자구책도 마련돼 있다.
그렇다면 ‘박찬호 스카웃 소문’의 진상은 무엇인가. 우선 양키스 케이스는 말그대로 아전인수격 해석이 빚은 해프닝으로 보인다. 정규시즌 개막을 앞둔 스프링캠프 훈련기간 도중 현장취재차 파견된 본국 MBC 중계팀이 양키스의 제너럴 매니저 브라이언 캐시먼을 만난 자리에서 박찬호에 대해 물었고 캐시먼은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고 있다"고 대답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영입의사가 있지만 꼬리가 잡히지 않도록 우회적으로 표현했는지 그냥 립서비스 차원에서 그렇게 대답했는지 캐시먼의 속뜻이야 알 길이 없지만 이는 MBC등 본국 언론에 의해 양키스의 박찬호 스카웃설로 발전됐다.
최근 불거진 ‘메츠발 소문’은 내용은 더욱 구체적이지만 형식은 더욱 애매하다. 즉 캐시먼의 지극히 의례적인 발언과 달리 발설자로 전해진 ‘메츠구단 관계자’는 "올해 포스트시즌 진출이불가능하다는 판단이 서면 박찬호 쟁탈전에 뛰어들 준비를 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고 한다. ML 룰을 감안한다면 화끈하다 못해 사뭇 도발적인 배짱발언이다.
문제는 형식. 발언자의 신원이 전혀 밝혀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실제 책임있는 인사가 익명을 조건으로 속내를 털어놨을 수도 있으나 이는 보통 끈끈한 신뢰관계가 아니면 불가능하다. 때문에 메츠구단의 한 말단직원이 한인(기자)들에게 덕담이나 희망사항, 혹은 나름대로 주워들은 소문과 자신의 판단을 섞어 건네준 말이 메츠의 공식입장인 양 과포장됐다는 게 이번 파동의 진상에 가장 가까운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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