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태조 왕건’ 박술희장군역- CF도 3편 ‘인기 꽃구름’
"이게 꿈이 아닌가요."
지난 2월 결혼 14년 만에 첫 아이를 본 아내가 남편 김학철(43)에게 건넨 말이다.
그랬다. 김학철은 요즘 꿈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잘 나가고 있다. 지난 87년 결혼한 후 몇 차례 유산 끝에 꿈에 그리던 아이를 갖게 됐고 연기 인생 20여년만에 난생 처음 CF라는 것도 3편이나 몰아치기 할 만큼 일이 술술 풀리고 있다.
"낙수 밑에 큰 홈이 파이지 않느냐"고 지난 20여년의 무명(?) 세월을 떠올리는 그지만 얼굴에는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지금만 같아라"라는 기색이 역력하다.
김학철의 인생반전은 순전히 KBS 1TV 대하사극 <태조 왕건>에서 비롯됐다. 지난 주 지초(산삼)를 들고 아자개를 찾아간 김학철, 아니 박술희를 만났다.
▲<태조 왕건>과의 남다른 궁합 김학철이 대본을 처음 받아 들고 외친 말이 ‘바로 이게 나구나’. 장비를 연상시키는 박술희는 천성 그대로 표현하면 딱 맞을 정도로 너무나 흡사했다. 자연스런, 제격인 박술희 연기에 시청자들의 눈과 귀가 쏠린 것은 당연지사. 전매특허를 낼 만큼 독특한 ‘하하하하’ 라는 웃음도 한 몫 거들었다.
<태조 왕건>에서 박술희는 대주도금(박윤선 분)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장인이 될 아자개(김성겸 분)의 마음부터 사로잡는 작전을 쓴다. 상부라는 극존칭까지 사용하며 깍듯이 모시는 게 마치 김학철이 실제 결혼할 때를 연상시킨다.
김학철이 지난 86년 배고픈 연극배우 시절 아내를 맞이할 때 사용한 방법이 지초 대신 들고 간 소고기 두 근과 정종 한 병. 지금은 돌아가신 장인 어른도 그의 당돌함(?)에 반해 대번 "딸을 주겠다" 고 화답했다고.
또 있다. 적진에 정찰 나갔다가 한 눈에 반해 대주도금을 사모했듯이 지금의 아내도 첫 눈에 반해 즉석에서 손을 잡고 "침착하게 사귀어 보자"고 한 것. 김학철의 연기인생 반전은 이래서 시작됐다.
▲달라진 인생김학철은 지금 <태조 왕건> 이라는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성공’이라는 층에 다다르고 있다.
가장 먼저 그를 반긴 것은 그토록 그리던 자식. 지난 87년 결혼 이후 유산할 때마다 ‘아이를 가질 수 있다’고 자위하며 계속 노력했지만 10년이 지나면서는 그마저도 포기하고 지냈는데.. 거짓말같이 올 초 아이를 낳은 것이다.
CF도 3편이나 찍었다. 롯데제과 꾸뜨, 일양약품 원비디, 삼성에어컨. 챙긴 목돈만 해도 1억여원. 내년 초쯤에는 지금의 전세살림을 청산하고 내 아파트로 이사할 달콤한 꿈도 꾸고 있다.
85년 MBC TV <조선왕조 500년>에서 엑스트라 군사2로 브라운관에 데뷔한 그가 16년만에 장수로 성장한 것도 달라진 점이라면 우스울까?
오는 7월 초쯤에는 대주도금을 아내로 맞이하게 된다.
▲연기인생 20년배고픈 무대 인생를 살다 가장이 되면서 버스에 올라 옥편을 파는 등 장인어른에게 약속한 ‘열심히 사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안 해본 일이 없을 정도로 가리지 않고 일을 해댔다. TV에도 뛰어들고 영화까지 기웃거렸다. 결과는 신통치 않았지만 결코 잊을 수 없는 작품 <태조 왕건>을 위한 준비된 과정 이었던 셈이다.
이 건기자 klee@dailysport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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