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 장하다. 허리도 시원찮고 타선 뒷받침도 별로 없었는데 자신의 실력만으로 올스타 위업을 달성했다" "제실력으로 됐나, 케빈 브라운이 부상으로 결장한 덕을 본 것이지. 박찬호를 뽑아준 바비 발렌타인감독이 박찬호의 대부 타미 라소다와 친하다잖아"
박찬호가 올스타에 뽑힌 사실이 요즈음 미주한인사회 최고의 화제다. 대부분 기뻐하는 분위기이지만 딴죽을 거는 이들도 없지 않다. "그렇잖아도 시건방진 박찬호, 목에 힘들어가는 모습 어떻게 보느냐"는 것이다. 박찬호 팬들은 "사촌 땅 사니 배 아픈 것"이라고 반박한다.
어찌됐든 박찬호의 올스타 선정은 박찬호 개인은 몰론이지만 우리 한인사회로서도 경사다. 올스타 선발절차라는 것이 팬인기투표로 뽑는 타자의 경우 진짜 실력있는 선수들이 빠지고 한물간 노장선수들을 엉뚱하게 뽑아 놓는 수가 많고 감독이 지명하는 투수나 후보선수들도 30개팀당 최소한 한명은 탐가하도록 고려하다보니 어차피 100% 공정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30개 구단에 25명씩 정식 엔트리만 750명인 메이저리그 선수들중 62명에 불과한 올스타에 뽑힌다는 것은 그만한 실력이 뒷받침이 되지 않는다면 어림없는 일이다. 미국 매스컴보도도 박찬호의 올스타 선정이 당연하다는 분위기다. 이의를 제기하는 언론사는 단 한곳도 없었다.
한국의 ‘공주촌놈’ 박찬호가 랜디 잔슨, 커트 쉴링등 메이저리그 최고의 투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올스타게임에 참가한다니 얼마나 신나는 일인가.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의 피칭 머신 그렉 매덕스, 1억달러의 사나이 케빈 브라운도 못끼는 대열에 우리의 박찬호가 뽑혔다는 것은 부상 때문이든 운이 작용한 탓이든 흐뭇한 일에 틀림없다.
한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아직도 박찬호 앞에 붙어 다니곤 하는 ‘한국인 사상 최초’라는 수식어다. 박찬호는 한국인 사상 첫 메이저리거인 까닭에 그가 이루는 모든 업적은 어차피 ‘한국인 최초’가 되는 것이다. 이제는 거창한 수식어 없이 박찬호라는 이름만으로도 충분한 표현이 될 수 있지 않을까.
모든 일에 일본이나 일본인이 연관되면 한일대결구도로 몰고 가려는 한국언론들의 자세도 비판받아야 한다. 시애틀 매리너스의 이치로 스즈키가 최다득표로 올스타에 선정된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박찬호가 뒤늦게 올스타에 합류하자 한국언론들은 일제히 "역사적인 한일대결이 이루어질 것이냐"며 분위기를 몰아가고 있다.
그러나 박찬호가 이치로와 맞대결을 벌일 확률은 높지 않다. 이치로는 스타팅멤버지만 관례상 후반께는 후보선수들과 교체되기 쉽고 박찬호는 후반께나 등판, 한이닝 정도 던지거나 운이 나쁘면 등판을 못해본채 경기가 끝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올스타 박찬호, 건투를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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