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계의 변방’으로 여겨져 온 태국의 영화가 22일 ‘방콕 데인저러스’(감독 옥시드-대니 팽 형제)를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충무로에 입성한다.
태국영화는 자국 내 영화산업의 르네상스에 힘입어 각종 해외영화제에서 호평을 받고 있으며 우리나라에도 10여편이 이미 수입돼 개봉을 기다리고 있다. 또한 11월 9∼17일 열릴 제6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는 태국영화 특별전도 마련한다.
태국 영화산업의 흐름을 보면 우리나라 영화산업의 곡선과 비슷한 모양으로 하강과 상승을 이루고 있다.
태국도 60∼70년대에는 우리나라처럼 한해에 200∼300편씩 영화를 만들어냈다.
80년대 들면서 할리우드의 융단폭격에 밀려 퇴조를 거듭하다가 90년대 중반에는 동남아시아를 초토화시킨 외환위기로 1년에 10편도 채 내놓지 못하는 나락으로 떨어지기도 했다.
태국영화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올린 논지 니미부트르 감독의 ‘댕 버럴리와 그 일당들’은 우리나라의 ‘쉬리’보다 2년 빠른 97년에 개봉됐다.
이어 99년과 지난 해에 ‘낭낙’(감독 논지 니미부트르)과 ‘철의 여인들’(감독 용유스 통큰턴)이 각각 흥행 1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고 올해 초 타니트 지트나쿨 감독의 ‘방라잔’과 ‘킬러 타투’가 나란히 흥행수익 1억 바트(한화 약 29억원)를 돌파했다.
태국에서는 올해 상반기에만 6편의 자국영화가 개봉돼 4억 바트 이상의 수익을 올렸는데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기록에 비해 두 배에 이르는 수치이다. 반면에 할리우드 영화들은 한편도 흥행수익 1억 바트를 넘지 못했다.
하반기의 태국영화 상승세는 더욱 돋보인다. 3년간의 제작기간을 거친 대작 ‘수리요타이’(감독 차트리찰레름 유콜)는 지난 8월 개봉하자마자 3개월 뒤의 입장권까지 매진되는 진기록을 낳았으며 내달 선보일 논지 니미부트르 감독의 ‘잔다라’도 기대를 모으고 있다.
올해 태국의 자국영화 시장 점유율은 20%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는데 1년에 15편 남짓 제작되는 영화산업의 규모로 보면 대단한 수치이다.
시장에서의 성공 못지 않게 국제적인 평가도 부쩍 높아졌다. ‘방콕 데인저러스’는 지난해 토론토영화제에서 국제비평가상을 받았고, 올해 칸영화제의 `주목할 만한 시선’에 초대돼 말 그대로 전세계의 주목을 받은 ‘티어스 오브 더 블랙 타이거’(감독 위시트 사사나티엥)는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 심사위원특별상의 영예를 안았다. 또한 ‘수리요타이’의 판권을 놓고 전세계의 메이저배급사들이 뜨거운 경쟁을 벌이기도 했다.
부산국제영화제의 김지석 프로그래머는 "해외에서 영화를 공부하거나 CF 제작현장에서 기량을 닦은 신인감독들이 유입되면서 투자도 활발해져 태국 영화계가 활력을 띠기 시작했다"면서 "이들은 태국의 전통적인 영화문법에서 탈피, 보편적인 표현양식을 시도하고 있기 때문에 젊은 관객과 세계인의 호응을 얻고 있다"고 설명했다.
태국영화의 괄목할 만한 상승세에 주목한 부산국제영화제는 오는 11월 ‘태국영화와 한국관객의 특별한 만남’을 주선하기로 했다.
`타이영화의 힘-타이영화와의 근접 조우’란 타이틀을 내걸고 펼쳐질 태국영화특별전에서는 ‘수리요타이’와 ‘잔다라’ 등 장편 7편과 단편 8편이 상영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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