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의 분수령은 박찬호가 선발로 나선 지난 8월9일?’
1일 현재 시즌 6게임을 남겨놓고 선두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에 6게임차로 뒤져 포스트시즌 탈락이 사실상 확정된 LA 다저스의 일부 선수들이 시즌의 큰 흐름을 바꾼 계기로 박찬호가 선발로 나섰던 지난 8월9일 경기를 지목, 관심이 쏠리고 있다. 팀당 162게임씩을 치르는 마라톤 시즌에서 어느 한 경기 때문에 시즌 전체의 흐름이 바뀌었다는 것은 억지같지만 설명을 들어보면 수긍이 가는 점도 없지 않다. LA 데일리뉴스에 따르면 상당수 다저스 선수가 공통적으로 8월9일을 올해의 분기점으로 지목했고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8월9일 당시 다저스는 피츠버그와 필라델피아를 도는 6게임 원정여행 중이었다. 7, 8일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에 2연승을 거둔 다저스는 내셔널리그 서부조에서 2위에 1게임반차로 1위를 달리며 신나는 4연승 행진을 즐기고 있었다. 9일은 팀 에이스 박찬호가 나서 싹쓸이에 도전했다. 이기면 5연승의 상승세를 이어가고 조 2위와 격차를 2게임차로 벌릴 수 있는 기분 좋은 상황이었다.
하지만 장밋빛 꿈은 믿었던 박찬호가 어이없이 무너지면서 송두리째 깨졌다. 박찬호는 이날 초구부터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며 5이닝동안 홈런 2방을 포함, 7안타로 7실점, 에이스로서 몫을 해내지 못했고 다저스는 5대8로 패한 것. 불의에 일격으로 상승세에 제동이 걸린 다저스는 다음 필라델피아 필리스와의 3연전에서 맥없이 전패했고 결국 여행이 끝나자 순위도 1위에 2게임차 2위로 떨어졌다. 그리고 다시는 1위로 돌아가지 못한 채 시즌을 마감하게 됐다.
당시 박찬호가 에이스로서 몫을 해내며 팀의 연승행진을 이어갔다면 지금 상황이 얼마나 달라졌을까. 누구도 알 수 없는 일이다. 하지만 다저스 선수들은 대다수가 이날 패배를 시즌의 중대한 분기점으로 생각하고 있는 듯 하다. 결과론에 불과하지만 한창 상승세 상황에서 에이스가 등판한 약체와의 경기를 못 이긴 것이 두고두고 마음에 걸린다는 것. 게리 셰필드는 "오래 야구를 하다보면 언제나 마음에 걸리는 게임이 하나 있게 마련인데 올해는 여기서 기회를 놓쳤던 것 같다"고 말했고 마키스 그리섬도 "절대 늦춰주지 말았어야 할 경기였다. 본격적으로 앞으로 치고 나가야 할 시점이었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물론 이들이 박찬호에게 시즌 실패의 책임을 떠넘기겠다는 뜻은 아니다. 단지 되돌아보니 이날 패배가 다저스 시즌의 흐름을 결정적으로 뒤바꿔놓은 길목이었다는 것이다. 셰필드는 "만약 우리가 (9일 경기에 이겨) 싹쓸이를 했다면 다음 필라델피아 시리즈를 절대로 지지 않았을 것으로 확신한다. 그랬다면 3∼4게임차로 1위를 달렸고 완전히 다른 상황이 전개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후회와 아쉬움은 이날뿐이 아닐 터인데 유독 다저스는 이날의 패배를 마음 한구석에서 떨쳐버리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박찬호는 이 경기를 어떻게 기억하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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