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1 뉴욕 참사는 테러의 잔인함과 전쟁의 비극을 현실로 보여준 슬픔의 역사이다. 그러나, 그 이후 부시 대통령의 전쟁 선언과 아프가니스탄 공습으로 말미암은 아프가니스탄 주민들의 피해 참상은 또 다른 슬픔의 역사가 아닐 수 없다.
우리는 여기에서 미국과 이슬람 국가들간의 갈등과 대립을 냉정하게 관찰해보지 않으면 안된다. 미국은 세계를 지배하는 초강대국이다. 동서 냉전이 사라지고, 자본주의가 공산주의에 대해 승리한 지금의 역사는 미국적 가치가 곧 세계적 가치가 되고 미국의 판단이 곧 세계 정의의 판단 기준이 되어 왔다.
미국은 자유, 평등, 민주주의 사상 이념을 정치적 근간으로 하는 국가이다.
그러나, 번영과 영광 뒤에는 성도덕의 타락, 폭력과 마약으로 얼룩진 하층계급사회, 자본주의 세계의 황금만능주의와 이로 인한 도덕성 상실등 미국적 가치의 문제점도 엄청나게 많다. 그런데도 미국은 현대문명의 힘을 믿고 이것을 세계화 하는데 앞장서 왔다.
이슬람 문화는 엄격한 계율사회 문화이고, 봉건적 사회이다. 미국적 가치가 이슬람 사회에 침투하며 그 사회를 변화시키면서, 이슬람 근본주의자들은 심각한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다.
한편, 중동지방에 편중된 석유자원은 세계 에너지 공급원이자 이슬람 경제권의 핵심자원이다. 이 석유 이권을 둘러싼 미국. 유럽열강의 각축과 이슬람 산유국들의 갈등은 극에 달해 있는 느낌이다.
또한 미국의 중동정책은 이스라엘의 이익과 미국의 이익만을 추구한 나머지 팔레스타인 자치국과 그 주변국들은 늘 손해만 본다는 불만도 극에 달해 있다.
이러한 이슬람 국가들의 정치, 사회, 경제, 문화 전반에 걸친 미국에 대한 불만이 결국 테러라는 극단적인 방법으로 나타났다. 그들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미국과 전쟁하는데 주저하지 않고 있다.
그러므로, 이 전쟁은 이슬람 정신과 미국의 현대 전자무기와의 전쟁일뿐, 결코 기독교와 이슬람 종교와의 종교 전쟁은 아니라고 본다.
미국이 미국 중심의 세계평화를 추구할것이 아니라, 다른 지역의 문화와 삶의 방식을 인정하고 받아들인다면, 그리고 그들의 지역사회에서는 그들 중심으로 평화가 이루어지도록 노력을 기울인다면, 평화의 길이 전혀 없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승리만을 목적으로 아프가니스탄을 계속 공격하고 이슬람의 반미 감정을 확대, 고조시킨다면, 이것은 곧 미국과 이슬람의 전면전이 되고 말것이라는 걱정스런 느낌을 지울수가 없다.
그렇게 되면, 미국도 쇠퇴하고, 이슬람 국가들도 쇠퇴하여 세계역사에 대 변혁과 전환이 일어날 것이고, 우리의 삶에도 감당하기 어려운 변화가 일어날 것임에 틀림없다.
각자의 삶의 방식 인정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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