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절정기에서 일을 성공적으로 수행하던 한 40대 남자가 어느 날 갑자기 뇌출혈을 일으켰다. 신체의 왼쪽 부분이 완전 마비됐고 말을 분명하게 못했다. 그의 치료를 담당했던 로스 박사는 그가 괴롭다거나 오랫동안 가족과 떨어져 외롭다는 이야기를 할 때에 목소리에 아무런 감정이 들어있지 않음을 간파했다.
그에게“전화 좀 받아요! 벨이 15분 동안이나 울렸단 말이요!” 라는 문장을 화난 목소리로 읽어보라고 했더니 그는 매번 무미건조하게 읽기만 했다. 그는 문장의 의미를 이해한다고 했지만 목소리의 고저를 조정해 분노, 짜증, 놀람, 무관심, 슬픔 등의 감정으로 표현하지 못했다. 학자들은 그가 문장의 내용을 이해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를 정서적으로 적절하게 표현하지 못하는 이유가 궁금했다.
그런데 그 이유는 그가 사망한 뒤 시체를 부검해 본 결과 오른쪽 뇌 부위의 심한 손상 때문인 것으로 밝혀졌다. 그는 좌뇌가 온전했기 때문에 문장의 의미는 파악할 수 있었지만 우뇌의 손상으로 그를 감정적으로 느낄 수 없었고 적절히 표현할 수 없었던 것이다.
이처럼 오른쪽 뇌는 우리의 감성과 정서를 관장하면서 동시에 창의성과도 관련돼 있음이 밝혀졌다. 창의성은 전에 생각해보지 않았던 새로운 것을 해결하거나 만들기 위해 우리의 직관, 무의식, 이미지를 이용하게 된다. 그런데 이러한 기능들은 바로 오른쪽 뇌가 관장하는 것들이다.
직관이란 차근차근 순서를 밟아 나가는 것이 아니라 대뜸 도달하는 것이기 때문에 직관적으로 인식한 것을 언어로, 또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 없다. 군중 속에서 아는 사람의 얼굴을 단번에 알아내는 것이나, 잠깐 스쳐지나간 범인의 얼굴을 기억하거나, 불현듯 멋진 해결책과 아이디어가 떠오르는 것은 우리의 직관 때문이다.
무의식은 우리가 의식하지 못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를 말로 설명할 수 없다. 말로 설명할 수 없다는 것은 좌뇌가 작용하지 않는다는 뜻인데, 실제로 수많은 명곡을 작곡한 모차르트는 식사를 하거나 산책을 하거나 잠자리에 누웠을 때 무의식적으로 악상이 떠올랐다고 하며, 그 때 떠오른 악상의 느낌이나 감정을 말로 표현할 수 없다고 했다.
심상은 우리의 마음속에 그린 이미지를 말한다. 방안에 무엇이 있는지를 대보라고 할 때 방안에 있는 사물의 이름보다는 사물의 이미지부터 떠올리게 되거나, 엄마의 눈을 그려보라고 할 때 엄마 얼굴의 전체 상부터 이미지화 하는 것은 우리가 심상을 형성한 예이다. 20세기 최고의 과학자인 아인슈타인은 그가 과학적 이론이나 원리를 생각할 때 언어나 부호가 아닌 이미지로 전개한다고 했다.
요즘 성공적인 삶을 위한 필수 요소로 꼽히는 EQ나 창의성은 오른쪽 뇌와 관련돼 있다. EQ가 높은 사람은 자신의 감정을 통제하고 표현하는 능력이나 타인의 감정, 상황, 맥락 파악에 탁월하다. 또 창의성이 높은 사람은 직관력, 통찰력, 이미지 형성력이 탁월하다. 이들은 모두 오른쪽 뇌가 발달한 사람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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