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영화산업의 장래를 두고 비관론과 낙관론이 엇갈리고 있고 흥행 양극화 현상에 대한 우려가 터져나오고 있는 가운데 20일 서울중구 명동 은행연합회관에서는 영화산업 관계자들이 모여 한국 영화산업 현안에 대해 활발한 토론을 펼쳤다.
영화진흥위원회가 `영화산업과 영상문화의 조화’란 주제로 개최한 정책토론회에는 영화배급사, 제작사, 투자조합, 해외마케팅사, 비디오배급사, 시네마테크 관계자등이 참석했다.
유길촌 영진위원장은 인사말을 통해 "지난해 초 영진위가 영화산업 진흥에 관한 본격적인 논의를 시작한 지 2년도 지나지 않아 상업영화가 급격히 성장해 한국영화의 시장점유율이 40%를 넘어서는 성과를 거두었으나 다른 한편으로는 저예산 독립-예술영화의 상영기회가 봉쇄된다는 문제점이 드러나고 있다"면서 "영진위가 효과적이고 올바른 영화정책을 수립할 수 있도록 진지하고 활발한 의견을 제시해달라"고당부했다.
사회 겸 기조발제를 맡은 김혜준 영진위 정책연구실장은 "10월까지 서울관객을 잠정 집계한 결과 한국영화의 점유율이 43.3%로 나타났다"고 소개한 뒤 "전체 관객수는 지난해에 비해 29% 늘었지만 개봉편수는 20% 줄어든데다 10월 한달 동안 ‘조폭 마누라’를 본 관객이 36.2%에 이를 정도로 흥행의 양극화 현상이 더욱 심해지고 있다"고 밝혔다.
첫번째 지정토론에 나선 최용배 시네마서비스 이사는 "국내배급사가 흥행실적 1∼3위를 차지한 것은 흥행수익이 한국영화계에 재투자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긍정적"이라면서 "멀티플렉스 증설, 주5일 근무제 실시, 문예진흥기금 폐지 등이 영화배급에 호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현재의 작품 수준만 유지한다면 내년에는 더욱 영화산업 규모가 커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저예산 영화를 위한 전용관 확보 방안과 관련해 "올해 서울 하이퍼텍 나다와 시네 큐브의 흥행실적을 보면 18편의 단관 개봉 영화 가운데 ‘타인의 취향’과 ‘프린스 앤 프린세스’ 등 불과 3편 정도만 성공했을 뿐"이라며 "기존 극장과 배급사의 방식을 인정한 상태에서 영진위의 지원을 절충하는 방식을 택하는 것이 현실적"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고양이를 부탁해’를 제작한 마술피리의 오기민 대표는 "개봉 첫주19개 스크린에 간판을 걸었을 때보다 2개관, 혹은 1개관에 걸었을 때의 객석 점유율이 훨씬 높아 단관 개봉의 효율성을 절감했다"고 반박하며 전용관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1∼2주 만에 승부를 내는 획일화된 배급구조에서는 저예산 작가주의 영화는 살아남을 수가 없는 만큼 영화의 규모와 성격에 맞게 배급방식을 다양화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무한영상벤처투자조합의 법인인 i픽처의 최재원 대표는 "내년에는 재미를 추구하는 50억 미만 규모의 영화에 돈이 몰릴 것"이라고 전망하며 "영화의 다양성이 필요하다고 인식하는 비디오배급사, 방송사 등을 참여시켜 저예산전문투자조합을 하루빨리 결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영주 시네클릭아시아 이사는 "한국영화의 활황국면이 단계적 성장을 통해 이뤄진 것이어서 한국영화에 대한 해외의 인식도 크게 개선됐다"면서 "한국에서 외면받는 영화는 외국의 바이어도 관심을 갖지 않으므로 제작자들은 국내 관객을 먼저겨냥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김노경 문화학교 서울 사무국장은 "현재 시네마테크 형식을 띤 모임들은 재정부족과 작품 수급의 어려움으로 제 구실을 못하고 있다"면서 △전국 시네마테크를연결하는 안정적인 수급망 구축 △시네마테크 전용 상영시설 확보 △자료실 운영 △연구 및 간행사업 확충 등을 제안했다.
조동원 `진보적 미디어운동 연구센터 프리즘’ 연구원은 "독립영화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전문적인 제작인력 양성과 함께 수용자 확보를 위한 체계적인 영상미디어교육이 절실하다"고 전제한 뒤 현재 각 지역에서 추진하고 있는 미디어센터 설립 현황을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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