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대체 프리에이전트(FA)에 대한 연봉조정 오퍼(본보 5일자 스포츠섹션 1면 보도)란 무엇인가. 박찬호는 과연 이 절차로 인해 어떤 영향을 받는가. 복잡하고 까다로워 일반인들은 다소 이해하기 어려운 이 규정을 박찬호의 예를 들어 알기 쉽게 풀어본다.
메이저리그의 규약상 팀들은 자기팀 선수로 FA가 된 선수가 다른 팀과 계약해 떠나갈 경우 그 다음해 아마추어선수 드래프트에서 보상으로 FA선수가 계약한 팀의 지명권을 받는다. 이때 지명권 순위는 떠나간 FA선수의 등급(일라이어스 스포츠뷰로에서 매년 산정함)에 의해 결정된다. 하지만 단서가 있다. 원 소속팀은 반드시 데드라인전까지 FA에게 연봉조정(Arbitration)을 제의해야만 보상 지명권을 행사할 수 있다.
만약 연봉조정을 오퍼하지 않으면 그 팀은 보상 지명권을 잃는 것은 물론 해당 선수와 이듬해 5월까지 재계약이 불가능하다. 올해의 경우 연봉조정 오퍼 데드라인은 7일이고 해당 FA가 이를 받아들이거나 거부하는 데드라인은 19일이다. 박찬호에 맞춰 매 경우마다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시나리오 1> 다저스가 연봉조정을 제의하고 박찬호가 이를 거부하면
박찬호는 FA로 남고 다저스를 포함, 모든 팀들과 자유롭게 협상이 가능하다. 물론 박찬호가 다른 팀과 계약하면 다저스는 그 팀의 드래프트 지명권을 얻게 된다. 박찬호가 FA투수 중 최고로 꼽히는 선수로 빅딜을 눈앞에 둔 현 상황에선 가장 상식적이고 유력한 시나리오다. 사실 박찬호로선 체면상으로도 연봉조정 오퍼를 받아들이기란 극히 어렵다. 하지만….
<시나리오 2> 다저스가 연봉조정을 제의하고 박찬호가 이를 받아들이면
FA로서 마켓사정이 극도로 좋지 않아 박찬호에게 빅딜을 줄 팀이 없거나 박찬호가 꼭 다저스에 돌아오고 싶을 때에만 일어날 수 있는 케이스다. 연봉조정을 받아들임과 동시에 박찬호가 자동적으로 내년 시즌 다저스 멤버가 된다. 문제는 연봉. 연봉조정 청문회는 2월1∼19일에 벌어지니 그때까지 본격적인 장기계약 협상에 들어가야 한다.
만약 계약합의에 실패하면 조정 청문회에서 양측이 써낸 요구액을 놓고 조정관이 현 시세에 맞춰 어느 한쪽의 손을 들어주게 된다. 바로 여기에 다저스의 진짜 고민이 숨어있다. 너무 낮은 액수를 써 냈다간 박찬호측의 요구에 질 것이고 그렇다고 액수를 높이면 애당초 장기계약을 한 것만 못하게 되기 때문이다. 장기계약이나 연봉조정이나 모두 최소 1,300만달러급 연봉을 내줘야 할 것으로 예상돼 다저스로선 딜레마에 빠지게 된다.
<시나리오 3> 다저스가 연봉조정을 제의하지 않는다면
시나리오 2의 케이스가 겁나 다저스가 애당초 모험을 하지 않겠다는 결정이다. 즉 보상 지명권을 포기하더라도 만에 하나 박찬호가 연봉조정을 받아들일 1%의 가능성도 피하겠다는 것. 이 경우 규정상 내년 5월까지 다저스와 재계약이 불가능해 박찬호와 다저스는 무조건 결별하게 되고 박찬호는 새 팀을 찾아 떠나가야 한다.
현 상태에서 <시나리오 1>이 유력하다. 특히 뉴욕 메츠가 적극적인 자세를 보인다면 다저스로선 연봉조정 오퍼를 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하지만 다저스는 아직도 연봉조정 오퍼여부에 대해 확실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만에 하나 오퍼를 하지 않으면 박찬호가 7일자로 다저스를 떠나게 됨은 물론이다. 과연 다저스는 어떤 선택을 할까. <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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