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크린 돌풍이어 드라마까지 등장…무분별하게 사용
’우리 주변에 조폭이 그렇게 많았나?’
조폭들이 이제 영화판을 접수(?)하고 바야흐로 안방으로까지 그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전국 800만명의 관객을 모은 영화 <친구>를 시작으로 영화 <신라의 달밤> <조폭 마누라> <달마야 놀자>로 이어진 조폭 신드롬이 TV에까지 이어지고 있는 것.
요즘 조폭들은 뉴스나 경찰 수사물뿐 아니라 드라마, 시트콤 등 예전엔 상상하지 못했던 장르에서 겹치기 출연도 마다 않는다. 더욱이 비중도 커져 드라마 전개상 필요할 경우 ‘깡패’수준으로 잠깐 등장하던 것에서 이제는 아예 주인공으로 활개칠 정도다.
▲드라마, 조폭들에 러브콜(?)
지난달 25일 방송된 KBS 2TV 주말 연속극 <아버지처럼 살기 싫었어>(극본 최윤정ㆍ연출 김용규)는 동생 덕구(정준)가 조폭을 고용해 형 철구(이종원)를 납치해 폭행하는 장면부터 내보냈다.
또 SBS TV 주말 연속극 <화려한 시절>(극본 노희경ㆍ연출 이종한)의 윤지호(강석우)는 서울 이태원 바닥을 주름잡았던 왕년의 조폭 보스고, 고등학생 철진(류승범)은 지호 같은 조폭이 되는 것이 인생의 목표다.
여기에 한 술 더 떠 SBS TV 드라마 스페셜 <피아노>(극본 김규완ㆍ연출 오종록)는 주인공 억관(조재현)이 아예 갱생한 조폭이다. 게다가 아들 경호(조인성)마저 조직(?)의 세계로 성큼성큼 들어간다. 이 때문에 드라마 전개에 있어 배신과 음모, 폭력 등 조폭 이야기가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시트콤이라고 해서 예외가 아니다. SBS TV 일요시트콤 <여고시절>에는 불량 학생에서 여자 조폭으로 성장하는 여고생(예지원)이 나오고 SBS TV 성인시트콤 <허니 허니>에서는 ‘조폭 파출부’까지 선보였다.
이 밖에도 MBC TV 청춘시트콤 <뉴 논스톱>과 SBS TV 청춘시트콤 <딱 좋아>에서도 이미 조폭을 소재로 한 에피소드들을 다룬 바 있다. 그야말로 TV는 지금 ‘조폭 전성시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조폭 영화가 높은 흥행 성적을 올렸던 것처럼 조폭을 소재로 한 드라마나 시트콤들 역시 높은 시청률을 자랑한다.
드라마 스페셜 <피아노>의 시청률이 25%를 넘었을 뿐 아니라 주말 연속극 <화려한 시절>과 <아버지처럼 살기 싫었어>의 시청률도 20%대에 육박하고 있다. 시트콤 <여고시절>도 여자 조폭 예지원이 합류한 후 시청률이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조폭은 결코 우스운 존재가 아니다.
이와 같은 현상에 대해 한 드라마 PD는 “자극적인 것을 찾는 시청자들의 기호를 쫒아가야하는 방송사로선 ‘조폭’이 좋은 소재가 될 수 있다.
조폭 이야기에는 의리와 사랑 뿐 아니라 시청자들의 눈길을 끌 수 있는 폭력과 배신 등 선정적인 장면이 자연스럽게 포함되기 마련이다”고 분석했다.
2년여의 준비 과정을 거쳐 탄탄한 스토리로 방송되고 있는 <피아노>와 타당한 이유가 있는 <화려한 시절>과 달리 대부분 드라마나 시트콤의 조폭 소재는 조폭 영화의 성공에 착안한 것이다.
그래서 별다른 고민의 흔적이 없이 조폭을 희화화 시키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조폭은 현실에서 결코 가벼운 웃음의 대상이 아니다.
TV와 영화에서의 조폭의 범람에 대해 방송 관계자들 사이에선 “영화는 어린이와 청소년을 보호하는 장치가 있지만 TV는 그렇지 않다. 어린이들이 TV를 통해 <긴급구조 119>를 보고 소방관을 꿈꿨던 것처럼 조폭이 나오는 드라마나 시트콤을 보고 나중에 조폭이 되기를 바란다면 그 책임은 누가 질 것인가”라는 비판의 목소리도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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