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에 걸 맞는 생활을 한다는 것은 참 멋진 일이라 생각한다. 젊은 시절의 멋과 중년의 멋은 많이 다른 것 같다.
40대에 걸맞는 모습은 무엇일까? 40대는 불혹이라 했다는데, 유혹에 빠지지 말라고 불혹이라 했나? 사실 유혹하고 싶고, 유혹 당하고 싶은 40대의 이율 배반이라니. 그래서 그런지 40대는 일에 대한 욕심도 많고, 못 이룬 일에 대해 몹시 아쉬워하는 것도 40대의 모습이 아닐까? 출세의 정점에 있는 사람도 많고, 일 저지르고 감옥 가는 사람도 유혹(?)의 40대에 가장 많은 것 같다.
40대의 멋진 모습을 어떻게 만들 것인가? 40대는 열심히 일하는 생활인의 나이이고, 열심히 일하는 생활인이 멋져 보이는 나이이다. 불혹이 지난 나이에는 자신의 얼굴은 자신이 책임을 져야한다고 한다.
내가 생각하는 멋진 40의 예를 들어 보고자 한다. 한 사람은 나에게 항상 형님이라고 부르는 친구 같은 사이다. 이 친구는 소위 말해서 학력이 좋은 KS 마크가 아닌 전문대학 정도의 졸업이고, 조상을 잘 만나서 넉넉한 재산을 가진 사람도 아니다. 그렇다고 외모가 영화 배우 최민수처럼 잘 생긴 것도 아닌데, 나는 그 친구를 멋지다고 한다.
그럼 이 친구의 멋을 찾아보자. 우선 이 사람을 대하면 항상 웃는 모습 속에 못 생긴(?) 외모가 자연스럽게 가려지고, 그의 박력 있는 인사말 속에서 자연스러운 느낌으로 이 친구는 참 솔직하구나 또는 참 자신 있게 사는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렇다면 이 친구의 멋의 뿌리는 무엇일까? 첫째는 자신의 직업에 만족해하고, 따라서 아주 열심히 일하는 결과로, 경제적으로도 저축할 만큼 생활에 여유가 있다. 둘째는 ‘가화만사성’이라는 면에서 아주 열심이라는 것이다. 소위 경처가나 애처가 같지는 않아도 항상 가장으로서 자신의 위치를 잘 지키는 것이 중요해 보인다. 이 친구의 모습에서 소박한 자유인의 멋, 그리고 신성한 땀을 통한 멋의 뿌리를 본다.
또 다른 예를 하나 더 들어 보고 싶다. 이 분은 10년 이상 된 나의 오래된 고객이다. 공인회계사와 고객의 관계는 시간이 지나면 서로가 어떤 가는 충분히 알 수 있다. 그는 건설업을 하는 작달막한 키에 여성처럼 생긴 보기엔 사뭇 내성적인 것 같은 분이다. 아이가 3명인데 고등학교, 중학교, 초등학교에 다니는 남자아이들이다. 이들은 대단한 장난꾸러기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런데 어느 날 아버지의 의견으로 한국 고유의 사물놀이를 배우기 시작했다. 2년이 지나면서 그들 4부자는 장구, 꽹과리, 북 그리고 징 소리 속에서 한 가족의 팀웍을 키우는데 성공한 것이 내가 보는 멋의 시작이다.
사부자의 사물놀이 그리고 엄마의 매니저 역할, 이 멋진 사물놀이 팀은 이제 제법 공연다운 공연을 한다. 교회의 특별 연주, 시청이나 학교 또는 지역 사회에 초청되어 한국의 고유한 전통 음악을 연주한다니 그야말로 일석삼조가 아닌가 싶다. 그의 성실한 일에 대한 태도가 사교성은 없어도 성공하는 기업인이 되게 하고, 가정의 화목함이 건전한 종교생활과 어울려 자신 있는 40대로 보이게 한다고 생각한다.
열심히 일하는 모습에서, 그 모습 뒤에 보이는 자신감 속에 그들의 멋은 더욱 돋보인다.
가장 발달된 산업자본주의 사회, 미국에서 건전한 육체의 힘으로 일에 최선을 다하고, 그로부터 경제적 여유를 얻고, 가화만사성을 이루면, 우리 모두 멋진 사람이 된다고 믿는다. 나도 멋진 중년이고 싶다. 나도 자신 있는 얼굴을 갖고 싶다. 그리고 우리 주변도 멋있게 꾸미고 싶다.
강신용(공인 회계사,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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