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의 생각
▶ 김홍래 <룩셈브르크 태권도 전 국가대표팀 코치>
나는 현재 시미밸리에서 태권도 사범을 하고 있다. 태권도라는 동일한 이름으로 태권도를 가르치면서 각기 다양한 모습으로 미국인에게 비추어지는 우리 사범들의 문제점에 대해서 말하고자 한다. 지나친 상업주의와 자기 중심적인 스타일로 태권도를 가르치는 사범들의 모습에 태권도의 미래를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한국의 문화유산인 태권도가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것은 음지에서 열심히 노력한 해외 사범들의 노고와 모든 태권도인의 은근과 끈기의 산물이라 아니할 수 없다.
그러나 태권도가 외형적으론 잘 포장되어 화려한 모습으로 상품화되어 있지만 그 포장만큼 내실화가 되어 있는가 하는데 대해 반성을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한 이유로는 첫째, 용어의 혼동이다. 같은 동작에 대해 각기 다른 용어가 사용됨으로써 비체계적이다. 둘째, 기본기의 자세와 발과 손의 위치, 자세 및 각도가 제각기 달라 비과학적이다. 셋째, 커리큘럼이 통일되어 있지 않아 기술체계 습득과정에서 혼란이 있다.
넷째, 승급시 사용되는 급수의 등급 표기가 일정하지 않을뿐더러 승단 및 승급 심사비도 차이가 많다. 다섯째, 각 도장에서 승급심사에 부여되는 벨트의 숫자와 색깔이 다르고 종류가 다양하여 체계화되어 있지 않다.
종종 미국인 학생들이 태권도의 단증과 사범 자격증은 국기원에서 발행된 같은 것인데 왜 사범들의 기본기가 다르고 가르치는 방법과 해석이 다른가 하고 물어 올 때는 곤혹스럽지 않을 수 없다.
아직도 다수의 태권도 사범들은 자세와 지르기에서 일본 가라데식의 기술을 가르치고 합기도와 유도 각종 무기술 등 오만 잡술까지 가르치고 있는 실정이다. 태권도장인지 종합무술원인지 가라데 도장인지 구분이 가지 않을뿐더러 기술체계에 있어서 주객이 전도된 느낌을 갖게 된다.
우리가 세계에 자랑할 수 있는 중요한 문화유산인 태권도가 올림픽 종목으로 세계인에게 사랑을 받게 되려면 사범은 무도인으로서 올바른 길을 걸어야 한다.
사범은 교육자이면서 지도자이다. 태권도를 오도하는 방향으로 교육목표를 설정하거나 자의적으로 태권도를 해석하여 가르친다면 지도자로서 올바른 자세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100년전에 설립된 K-마트가 고객의 편의를 중시한 월마트에 의해 무너지듯이 전근대적인 방법에 의해 도장운영을 할 경우 태권도장은 머지않아 도태될 수도 있다. 통일된 태권도, 과학화 및 현대화된 태권도를 가르치지 못한다면 그러한 도장은 K-마트처럼 존폐의 기로에 서게 될 것이다.
인터넷 통하여 ‘국기원’에 접속하면 이론, 실기 및 심사비 등 궁금한 사항은 얼마든지 검증할 수 있다. 사범들은 전근대적인 방법이 아닌 올바른 태권도, 현대화된 태권도를 가르쳐야 한다. 혹시 내가 쌓아올린 태권도의 금자탑이 바벨탑이 아닌가 하고 주위를 돌아볼 시점에 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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