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리너스 우승후보… 호화타선·투수력 빈곤 엇박자 레인저스는 ‘글쎄’
정들었던 내셔널리그(NL)를 떠나 아메리칸리그(AL)로 리그를 갈아 탄 ‘코리안특급’ 박찬호(28·텍사스 레인저스). 올 시즌 한인 팬들의 촉각은 온통 박찬호가 과연 낯선 리그에서 어떤 성적을 올릴 것인지에 집중돼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전통적으로 NL에 비해 거포가 많고 타력이 강한 AL에 생소한 박찬호가 이적 첫 해에 고전할 것인지, 아니면 오히려 가공할 파괴력을 자랑하는 레인저스 ‘핵탄두 타선’에 힘입어 생애 처음으로 20승 투수 대열에 올라서며 팀을 플레이오프로 이끌 것인지 관심이 가지 않을 수 없다.
일단 앞길이 쉽지 않을 것임은 분명하다. 레인저스가 속한 AL 서부조가 메이저리그 6개 디비전 가운데 가장 상하 구분이 힘든 격전지이기 때문. AL은 물론 ML전체에서 탑5 전력으로 평가되는 우승후보 시애틀 매리너스와 오클랜드 A’s가 버티고 있고 애나하임 에인절스도 우승후보는 아니지만 절대 호락호락한 팀이 아니다.
박찬호로선 즐비한 거포들과 낯선 환경, 그리고 에이스로서의 부담감을 모두 극복하고 팀 리더 역할을 해내야 한다. 상당히 벅찬 과제가 아닐 수 없다. 얼마나 빨리 새로운 환경에 적응할 수 있느냐가 성공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이는데 박찬호의 올해 전망에 대해서 전문가들간에 낙관과 비관론이 비등비등한 실정이다.
◆텍사스 레인저스
반면 레인저스의 시즌 전망은 대체적으로 하위권을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알렉스 로드리게스-후안 곤잘레스-라피엘 팔메로-이반 로드리게스-칼 에베렛으로 이어지는 타선은 상대투수의 심장마비를 유발시킬 수도 있을 정도의 위력을 보유했으나 문제는 투수력, 특히 선발진이다. 제1선발 박찬호를 제외하면 나머지는 웬만한 팀의 제4, 5선발 급들만 수두룩히 모여있다. 거의 매게임을 난타전으로 몰고 가야 승산이 있다는 이야기인데 아무리 공포의 타선이라도 이는 쉽지 않은 주문. 하지만 이를 거꾸로 뒤집으면 투수력이 조금만 받쳐줘도 가공할 타선만으로 다크호스로 나설 가능성이 있다는 이야기여서 과연 시즌이 어느 쪽으로 풀려나갈지 관심거리다.
◆시애틀 매리너스
최고 우승후보는 단연 매리너스. 지난해 뉴욕 양키스(95승65패)보다는 무려 21게임을 앞선 116승(46패)을 따내 메이저리그 한 시즌 최다승 타이기록을 세운 매리너스는 베테런 선발투수 애런 실리를 잃은 대신 제임스 볼드윈의 가세한 것 외에는 전력에 큰 변화는 없다. 오히려 제프 서릴로가 가세한 타선은 지난해보다 향상될 전망. 지난해처럼 116승까지 올리기는 어렵겠지만 A’s의 거센 저항을 뿌리치고 디비전 타이틀을 지키는데는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오클랜드 A’s
매리너스와 함께 우승을 다툴 것으로 보이는 A’s는 걸출한 영건들로 무장한 로테이션이 돋보이는 떠오르는 패기의 팀. 비록 매리너스에 까마득하게 뒤졌으나 지난해 102승(60패)을 따내 리그 최다승 랭킹 2위에 오른 파워팀이다. 팀의 선두타자 자니 데이먼과 클로저 제이슨 이즈링하우젠, 그리고 최대 거포 제이슨 지암비가 프리에이전트로 떠나가 전력의 공백이 불가피하나 오프시즌 트레이드로 영입한 빌리 카치가 이즈링하우젠의 자리를 메워주고 빼어난 영 로테이션이 장족의 발전을 계속한다면 매리너스도 결코 안심할 수 없는 무서운 팀이다.
◆애나하임 에인절스
매리너스나 A’s에 비해서는 약간 처지는 것으로 평가되는 에인절스는 다크호스 후보중 하나. 매리너스에서 옮겨온 실리와 뉴욕 메츠에서 온 케빈 에이피어 두 베테런 투수가 제라드 워시번, 라몬 오티스, 스캇 숀와이스 등 젊은 투수들을 잘 이끌어 준다면 올해 신데렐라의 가능성도 충분한 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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