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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테네, 2004년 올림픽 준비 비상
고대 올림픽의 발상지 그리스의 아테네가 2004년 하계올림픽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끊임없이 구설수에 오르내리고 있다. 공교롭게도 아테네 올림픽은 2004년 8월13일, 금요일에 개최된다. IOC가 아테네 올림픽 준비상황에 불안감을 떨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13일의 금요일’이 불길한 전조의 상징이 아니냐는 말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그것은 생각하기 나름이다.
그리스인들은 전통적으로 금요일 대신 ‘13일의 화요일’을 불길한 날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리스인들은 자신들의 올림픽 개최 능력을 의심하는 서방의 시각에 대해 방어적 입장을 취한다. 그러나, 조직위 관계자들은 여전히 외국인 참관단에게 공사가 순조로운 시설들만 보여주고, 공기가 뒤쳐진 시설들의 접근은 가능한 차단하고 있다. 아테네 시내에 설치된 올림픽 카운트다운 점광판의 숫자는 이제 900여일 남짓 남기고 있다.
하지만, 1952년이래 하계올림픽을 개최하는 가장 작은 국가인 그리스의 올림픽 준비상황이 시계 숫자만큼 정확하게 진행되지 않는다는 것에 문제가 있다.
1997년 IOC 총회에서 로마를 밀어내고 하계올림픽 유치권을 따낼 당시 아테네는 올림픽 시설의 70%를 보유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들 중 대부분은 대대적 보수공사를 요하는 노후시설들이었다.
계획대로라면 지금쯤 올림픽타운 공사가 상당히 진척됐어야 하는데도 아직 착공조차 못하고 있다. 올림픽 타운이 지진 상습발생 경계선에 인접해 있는 것도 문제다.
아테네가 올림픽 준비 스케줄을 맞추지 못한 유일한 주최국은 물론 아니다. 올림픽 개회 무려 18개월 전에 모든 준비를 완료한 2000년 하계올림픽 주최국 호주 같은 예외도 있긴 하지만 말이다.
현재 아테네가 당면한 상황은 여러모로 보아 전례 없이 심각한 양상을 보인다.
아테네 올림픽 준비과정이 이처럼 지연되는 가장 큰 요소는 고대 유적지 보존문제 때문이다. 그리스 올림픽 조직위 관광가이드 야미스 시모디모스는 올림픽 수영장 신축 부지를 가리키면서 “이곳을 파다가 고대의 중요한 도자기들이 출토되면, 잘 발굴하여 박물관에 보내야 한다”고 말한다. 아테네시 전체가 유적지라서, 올림픽 준비인지 유적 발굴인지 분간이 안 되는 것이다.
아테네 구공항 자리에는 핸드볼 및 펜싱 경기장이 들어설 예정이지만, 아직도 공사가 시작되지 않고 있다. 또 다른 구식 공항 활주로는 카약 스프린트 코스를 만들기 위해 온통 파헤쳐져 있다.
이 공사 역시, 인근의 고대 마라톤 전투 유적지 때문에 부지 선정 단계에서 논란이 무성했다. 예정보다 4개월이나 늦게 착공된 체조 및 탁구 경기장도 많은 우여곡절을 겪었다. 아테네 시민들이 인근의 유서 깊은 10세기 비잔틴 교회당의 미관 훼손을 크게 우려했기 때문이다.
또 얼마전 아테네 법원은 도로확장을 위한 유카립터스 가로수 절단을 반대하는 교외 주민들의 손을 들어 주었다. 이는 40억달러 규모의 올림픽 기간공사를 진행중인 그리스 중앙 정부에 반대한 최초의 법원 결정이었다.
아테네 올림픽이 당면한 또 하나의 문제는 아테네시의 지옥 같은 교통난이다.
이에 대해 그리스 올림픽 조직위는 아테네의 고질적인 교통난을 해소할 수 있다고 자신한다. 이미 아테네시는 모터사이클의 도로갓길 정차를 금지시켰고, 대규모의 신테그마 지하철 정거장을 신설했다. 이 정거장 한쪽에 딸린 전시관에는 지하철 역사 건설과정에서 발굴된 기원전 5세기의 수도관 파이프와 4세기의 유골 등이 전시되어 있다.
IOC는 지난해 4월 그리스 올림픽 조직위에 옐로카드를 발부한 바 있었다. 이는 마치 축구심판이 선수에게 발부하는 것처럼, IOC가 올림픽 준비상황이 미흡한 주최국에게 발급하는 경고장이다.
그로부터 1년이 지난 지금, IOC의 자크 로게 위원장은 상황이 1년 전보다는 더 낙관적이라고 말한다.
“그리스 조직위원회가 국제올림픽위원회가 설정한 다섯 가지 마감시한만 잘 지키면 훌륭한 올림픽 개최가 가능할 것이다. 그러나, 이제는 더 이상 허비할 시간이 없다”
코스타스 시미티스 그리스 총리는 지난 해 5월, 올림픽 유치에 혁혁한 공을 세운 지나 안젤로포로스를 신임 올림픽 위원장에 임명한데 이어, 올림픽 준비에 박차를 가할 목적으로 여섯 명의 각료들을 교체했다.
하지만, 여전히 그리스 올림픽 조직위는 일사불란한 지휘체제와는 거리가 먼 집단 지도체제 형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2004년 총선을 대비중인 시미티스 총리는 성공적인 올림픽 개최에 자신의 정치적 명운을 걸고 있다.
이런 모든 잡음에도 불구하고 그리스 올림픽에 대한 기대는 역대 어느 올림픽 때보다도 더 크다.
최소한 그리스 올림픽은 고대 올림픽의 발상지이자 마라톤 경기의 기원지에서 개최된다.
이러한 폭발적인 관심은 시드니 올림픽 언론참관단 신청인이 1만2,000명이었던데 비해, 아테네 올림픽은 2만1,000명으로 급증한 데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현재 그리스 올림픽 조직위가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은 서방언론의 동향이다. 올림픽의 성공 여부는 결국 서방언론의 보도 태도에 달렸다고 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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