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메리칸 드림을 찾아 우리가 태어난 땅을 떠나 이 땅에 온 지 사람에 따라 20~30여년. 그동안 조국이 변해 이제 그 땅에는 ‘코리안 드림’을 찾아 외국 근로자들이 봇물같이 밀려들어 현재 불법체류자만도 26만여명에 달한다는 통계다. 이 땅의 ‘이민 OB’로서는 그야말로 격세지감을 금할 수 없는데 이제 ‘살만하게 된 나라’에서 그 불법근로자들을 어떻게 다루는가를 한번 살펴보자.
’노동자에게 국경은 없다’(김혜성 목사 저)에서 발췌한 얼마 전 국내 신문보도 몇 토막을 여기에 인용한다.
△어떤 나라 근로자들은 한국에 오기 전, 자기 나라에서 뺨 맞기 등 모욕 견디기 훈련을 받고 온다고 한다. 그리고 이들이 배워오는 한국말은 "우리도 사람이에요, 왜 나를 때려요?"
△방글라데시의 한 근로자가 한국에 와서 가장 먼저 배운 말은 ‘니 네 나라로 가!(필자 주: 우리가 이 땅에서 툭하면 듣는 말 아닌가?) 이 개xx야!”
△어떤 근로장은 작업중에 물론 합동 숙식소에서 일체 외부와의 연락. 즉 전화, 방문, 외출을 허용 않는다.
△이들의 주당 평균 근로시간은 64.1시간, 한국 법정 근로시간 44시간보다 무려 20시간이 더 길다.
△1998년~2001년 8월 사이, 3,588명이 산업재해를 당해 이종 130명이 사망했다(필자 주: 거의가 3D 업종, 위험업종에 종사한다)
△중국 동포 김인성씨는 자신의 몸에 기름을 뿌리고 분신 자살했다. 회사 복도 벽에는 사장의 이름을 적시하며, "나쁜 놈, 김xx 천벌을 받는다. 내 영혼이 너를 영원히 괴롭힐 것이다. 한국이 슬프다"라고 쓰여 있었다.
자, 이 같은 기막히는 사연들은 이쯤에서 그만두자. 그리고 조용히 눈을 감고 우리가 이 땅에서 지내온 20, 30년 동안의 ‘아메리칸 드림’의 과정을 한번 회상해 보자. 많은 사람들이 불확실한 신분(the undocumented)에 불안해하면서 이 땅 사람들이 기피하는 3D 업종조차 감지덕지, 밤잠을 설치면서 이민 초기의 가난을 겪어온 우리의 옛 모습을 한번 돌이켜 보자.
한국이 살만해졌다고는 하지만, 지금도 고국의 많은 사람들이 기회만 닿으면 "이민 가겠다"-어느 대학의 경우 50% 이상-하는 심정이라는 것을 보고 들어 잘 알고 있다. 그 많은 사람들이 "살 수 없다, 떠나야겠다"는 땅, 그런 땅에 ‘코리안 드림’을 안고 몰려드는 외국 근로자들, 그리고 불법체류자로서 그들이 겪는 그 눈물겨운 고통과 천대, 이 땅에서 그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비슷한 상황을 모두 겪어온 우리로서는 결코 남의 일이 아닌, 어떤 동류의식 같은 것을 느끼지 않을 수가 없다.
한편 고국 사람들의 외국 근로자들에 대한 이 같은 횡포가 많은 중국 동포들을 얼마나 분노케 하는가를 또한 들어보자. "우리 조국은 이제 한국이 아니다. 우리들을 지금까지 살게 해 준 중국이다" "전쟁이 나면 먼저 달려가 한국 사람들을 모조리 쏴 죽이겠다" "먼 훗날 그들이 잘 살게 되었을 때 한국 및 한국인에 대한 그들의 감정인식이 과연 어떻게 나타날 것인가?"
툭하면 북한의 인권을 거론하는 남한의 이 인권 사각지대, 분명 불법체류를 하면서도 문제가 됐을 때 인권을 내세우며 맞설 수 있는 나라에서 사는 우리. 그들을 위해 우리가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장동민(전 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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