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판매업소앞 시위대 분노, 회사측의 공식적인 사과 요구
아시안을 비하하는 풍자만화를 그려넣은 티셔츠를 미국내 일부지역에서 판매해 아시안들의 거센 비난을 받고 있는 유명 소매체인인 애버크롬비 앤 핏치(Abercrombie&Fitch)사가 18일 문제의 티셔츠들을 수거하기로 결정하고 각 업소에서 이들을 수거했다.
약 1주일전 샌프란시스코 매장을 중심으로 판매되기 시작한 문제의 티셔츠는 ▲쭉 찢어진 눈매에 쌀 모자를 쓴 두명의 아시안 남자 그림에 ‘웡씨 형제 세탁 서비스- 웡씨가 둘 있어야 옷을 새하얗게 만든다’는 중국인을 폄하하는 문구를 새겨 넣은 것 ▲배가 볼록 튀어나온 부처 그림과 ‘부처 두들겨 패기 - 너의 부처를 바닥에 때려 눕혀라’는 글귀가 새겨진 것 ▲웍 앤 보울 - 중국음식과 볼링, 즐거운 시간아 계속 되어라’는 문구가 들어간 것 등 3종류로 한결같이 중국인 등 아시안을 좀 모자란 민족으로 묘사하는 그림과 말을 담고 있다.
25달러에 판매됐던 이들 티셔츠에 대한 비난이 인터넷 채팅을 통해 심화되면서 회사측은 이들 셔츠를 18일 수거했으나 샌프란시스코 가게앞에서는 이날 오후부터 5시까지 업소앞에서 시위를 벌였다. 대부분 대학생들이 주류를 이룬 이들 시위대는 ‘인종차별이 AF에서 세일되고 있다’ ‘인종차별적인 패션은 사라져야 한다’등의 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였다.
시위에 참가한 UC 버클리 법대 학생인 마리아 린양은 "소수계를 겨냥한 애버크롬비의 마케팅 전략에 실망했다"면서 "존경받지 못한 마케팅 타겟이 된 기분"이라고 분노를 표시했다.
이들 티셔츠에 대해 아시안들은 대체로 반발하는 분위기다. 아시안 잡지 모노리드의 비즈니스 매니저인 한인 오스틴 정(23)씨는 "이같은 발상이 어디서 나왔는지 모르겠다. 문제의 티셔츠가 아시안 남성을 모욕하고 있다"고 분개했다.
스탠포드대 한인학생 이모(21)씨는 "일부 체인점 매니저들조차 이 티셔츠를 보고 놀랐다. 몇몇 친구들과 함께 매장에 가서 티셔츠를 매장에서 치울 것을 유구했으나 먹혀들지 않았다"고 전했다.
MIT에 재학중인 케빈 최(21)씨는 "학교내 학생들이 보스턴에 있는 애버크롬비 앤 핏치 매장 앞에서 시위까지 하는 등 조직적으로 반발하고 있다"며 "회사측이 공식적으로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애버크롬비 앤 핏치사의 홍보대행 회사인 폴 윌못 커뮤니케이션스의 햄튼 카니 대변인은 "회사측이 아시안 고객들이 이 티셔츠를 좋아할 것이라고 믿었다"며 "의도적으로 아시안을 폄하할 의도는 없었으며 단순한 유머로 해석해 달라"고 해명했다. 애버크롬비 앤 핏치사는 18일 홍보회사를 통해 "아시안을 비하하려는 의도는 전혀 없었으며 만약 이 티셔츠로 인해 감정이 상했다면 진정으로 사과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회사는 "우리는 항공기 승무원, 아이리쉬계 미국인, 여성들, 풋볼 코치등 누구나를 유며의 대상으로 삼았다"고 해명했다.
이 회사는 지난 1892년 뉴욕에서 설립된 회사로 지난해 13억6,000만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다.
한편 일부 아시안들은 이같은 비난 분위기에 대해 감정적이라는 비판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기도 하다. 산호세에서 공인회계사로 일하는 베트남계 비 노씨는 "학생들이 티셔츠를 수거하라고 시위를 벌이기 보다는 노동착취공장에서 만들어진 옷을 수입하는 회사들을 상대로 시위를 벌이는 것이 시급한 일 아니냐"며 "조크는 조크로 그냥 받아들이는 것이 낫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홍 남기자, 구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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