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중근(21·애틀랜타 브레이브스)의 팔에서 시작돼 김병현(23·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의 팔로 마무리된 경기였다. 23일 애틀랜타 터너필드에서 벌어진 D백스와 브레이브스의 경기에서 봉중근은 브레이브스 선발로, 김병현은 D백스 마무리로 한 마운드에 올라 ‘코리안의 날’을 합작했다.
이날 월드시리즈 챔피언 D백스와 월드시리즈 공동 MVP 커트 쉴링을 상대로 전격적인 메이저리그 데뷔전을 치른 봉중근은 6이닝동안 8안타로 5실점해 아쉽게 패전투수가 됐으나 기대이상으로 침착하게 배짱있는 피칭을 해 장차 성공할 가능성과 잠재력을 여실히 보여줬다. 또 지난 14일 이후 8일간 연속 6게임에서 등판기회를 잡지 못했던 김병현은 9회말 노아웃 1루 상황에서 마운드에 올라 삼진과 병살타로 간단히 D백스의 5대2 승리를 지켜내며 시즌 3호 세이브를 기록했다. 김병현은 이날 호투로 지난 열흘 간 증폭됐던 감독과의 갈등을 뒤로하고 다시 팀의 일원으로 돌아갈 가능성을 심었다.
봉중근의 데뷔전은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희망을 본 경기였으나 수비수들이 조금만 받쳐줬으면 결과가 훨씬 더 좋았을 수도 있었다는 점에서 진한 아쉬움을 안겨줬다. 빅 리그 데뷔의 긴장감 때문이었을까. 봉중근은 1회초 경기 시작하자마자 선두 토니 워맥에 포볼, 주니어 스파이비에 2루타를 내줘 노아웃 2, 3루의 위기에 몰렸다. 여기서 슬러거 루이스 곤잘레스를 풀카운트 접전 끝에 삼진으로 잡아내 한숨을 돌린 봉중근은 대니 바티스타를 고의성 포볼로 내보낸 뒤 호세 기옌을 또 다시 삼진으로 돌려세워 첫 위기를 실점없이 넘기는 듯 했으나 끝내 마지막 타자를 넘기지 못했다.
데이미언 밀러에 볼카운트 투스트라익 노볼에서 좌익수옆 2루타를 맞고 3실점한 것. 라인 드라이브성이긴 했으나 충분히 잡을 수 있는 타구였는데 좌익수 존스가 다이빙하며 내민 글러브 방향이 살짝 빗나가 공이 글러브에 맞고 뒤로 빠지는 바람에 주지 않아도 됐을 3점을 내준 것. 비록 안타로 기록됐으나 사실상은 에러로 지난해까지 3루수였던 존스의 어설픈 수비가 너무 아쉬웠던 순간이었다.
봉중근은 다음 2회를 삼자범퇴로 막는 등 3회까지 무실점으로 안정을 찾는 듯 했으나 4회말 이번에는 센터필더의 실책성 플레이로 또 한 점을 헌납했다. 선두타자 기옌이 친 잘 맞은, 그러나 잡을 수 있는 타구가 중견수 앤드루 존스의 글러브에 맞고 안타가 된 후 이어진 2사 3루에서 크렉 카운슬에 우전 적시타를 맞고 또 한 점을 내준 것. 봉중근은 5회 스파이비와 곤잘레스의 연속 2루타로 유일하게 깨끗한(?) 실점을 내준 뒤 6회를 마치고 6회말 공격에서 대타와 교체돼 경기에서 물러났다. 결과적으로 6이닝동안 8안타로 5실점했으나 이중 2안타와 4점은 야수들이 조금만 수비로 받쳐줬으면 주지 않아도 될 안타와 점수. 봉중근은 포볼 2개를 내주고 삼진 4개를 뽑아냈으며 투구수는 105개(스트라익 62개)였다. ‘수비가 공 2개만 제대로 잡아줬더라도…’ 라는 아쉬움이 진하게 남는 데뷔전이었다.
한편 지난 14일 콜로라도 로키스전이후 연속 8일간 6게임에서 개점휴업상태를 거듭해 온 김병현은 이날 5대2로 앞선 9회말 노아웃 1루 상황에서 9일만에 마운드에 올랐다. 첫 타자 훌리오 프랭코를 5구만에 떠오르는 바깥쪽 직구로 삼진으로 돌려세운 김병현은 다음타자 비니 캐스티야를 3구만에 2루수 병살타로 처리, 공 8개로 간단히 경기를 마무리짓고 올 시즌 방어율 0의 행진을 이어갔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