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이 운영하는 야채가게 앞에 많은 사람들이 몰려있었다. 무슨 일인가 들여다 보니 경찰 두 명이 한인 남자 종업원을 경찰봉으로 패고 있었다.
그 경찰의 눈은 적개심으로 가득했고 매질은 난폭했다.
그 종업원은 자주 와서 과일을 훔쳐 가는 십여세의 흑인소녀를 붙잡았고 경찰에 연락하였다. 순찰차를 타고 온 경찰은 전후사정을 듣더니 그냥 그 소녀를 돌려보낸 것이다.
화가 난 그 종업원은 “명찰 좀 보자. 보고하겠다”며 뒤돌아 나가는 경찰의 어깨를 잡아 끌었다. 그 순간, 경찰들이 그 종업원을 두들겨 패기 시작한 것이었다. 공무집행 경관을 공격한 죄였다.
전에 일하던 가게 옆에 은행이 있었다. 무슨 이유인지 1년에 한 두번은 강도를 당했다. 어느 날 그 은행 낌새가 이상했다. 우리 가게 앞에 전투경찰들이 총을 들고 살금살금 은행쪽으로 기어가는 것이다. 그 은행이 또 털린 것이다.
갑자기 은행문이 열리더니 두 명의 흑인 사나이가 손에 권총을 들고 한 손에 자루를 들고 뛰어 나왔는데 포위된 것을 알고 대기한 차에 타지 못하고 옆길로 뛰기 시작하였다. 그러나 앉아 쏴 자세를 하고 있는 경찰들이 조준만 하고 있지 쏘질 않았다.
한참 달리던 강도 하나가 손에 총을 든 채 뒤돌아보는 순간 경찰은 총을 발사했고 그는 정갱이를 맞아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 총을 든 채 얼마나 따라왔나 뒤를 돌아본 것을 경찰관에 총을 쏘려 했다는 유권해석으로 정당방위로 그를 쏘았다는 논리였다.
막내딸이 다섯 살 때였다. 길거리에서 파는 꼬끼또라는 스패니시 아이스크림을 사달라고 떼를 썼다. 아내는 그것은 더러우니 집에 가서 다른 것을 주겠다고 했지만 아이는 울면서 떼를 썼다.
달래려고 그 근처에 서있던 경찰을 가리키며 계속 울면 저 사람이 잡아간다고 했다. 그것을 들은 경찰은 아내에게 다가와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경찰에 대한 나쁜 인상을 주면 안된다”며 자기 돈으로 꼬끼또를 사 주고 내 딸아이를 안아주었다.
나는 두달 전 상을 당했다. 불법체류의 80세 노모가 3년간 우리와 같이 살다 돌아가신 것이다. 처음 심장마비로 입원했는데 합병증으로 폐렴이 생겼다. 20여일 동안 독한 항생제에도 듣지 않았다며 의사들이 손을 든 상태였다.
병세는 점차 악화되고 폐 기능은 거의 마비되어 산소호흡기에 생명을 의존하고 있었다. 어머니는 당신의 최후를 직감하고 죽더라도 집에 가서 죽고 싶다고 하셨다. 결국 의사 간호사 사회사업가 등 여러명이 회의를 하고 증인이 되고 하여 집에 가서 가족이 보는 앞에서 임종을 맞도록 비공식 퇴원을 할 수 있었다.
하루가 지난 후 어머니는 숨을 거두셨고 옆에서 간호하던 우리는 곧바로 경찰에 연락했다. 5분도 안되는 사이에 경찰과 구급차가 들이닥쳐 응급작업을 시작했다. 경찰 중 하나가 본인이 운명을 판단할 수 없을때 보호자가 대신 결정하는 대리권한이 있는 지를 물었다.
그는 만일 그것이 있다면 저 구급행위를 중단할 수 있다며 이미 노환으로 뇌사가 된 상태에서 소생되면 식물인간이 될 수 있다며 걱정했다. 생각조차 못한 사항이었다. 그러나 그 구급요원들이 우리의 대화를 듣고 눈치채어 아주 느린 행동으로 구급행위를 한 뒤 20분 후 사망을 선언했다.
구급차는 돌아갔고 경찰들은 남아서 모든 뒷치닥거리를 해 주었다. 처음 당하는 초상에 당황해 하는 우리들을 위로하고 모든 것을 대행해 주었으니 그저 고맙기만 하다. 경찰은 여러 얼굴이 있다. 우리가 지혜롭고 선하게 행동할 때 그들의 보호를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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