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으로 알링턴구장에서 아들 박찬호가 던지는 모습을 지켜 본 박찬호의 어머니 정동순씨는 경기 후 "왜 오늘 5이닝 밖에 던지지 않았는가"라며 "혹시 다시 아픈 것 아니냐"며 걱정을 했다. "구단에서 당초 투구 수를 80개 이내로 제한해놓고 시작했다는 설명을 들은 뒤 안도 하는 모습이었다. 박찬호와 의형제를 맺은 탤런트 박상원씨도 LA에 촬영을 온 시간을 내서 밤 비행기로 12일 알링턴에 와서 경기를 본 뒤 저녁 비행기로 귀국했다.
박찬호의 다음 선발 등판은 19일(이하 한국 시간) 일요일 오전 3시5분 시작되는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와의 원정 경기이다. 텍사스는 14일 하루 휴식겸 이동일이 끼어있으나 선발 진에 특별한 부상이 없는 한 5인(人) 선발 로테이션을 유지하게 된다. 따라서 성공적으로 복귀한 박찬호는 5일을 충분히 쉬고 등판하게 됐다. 그 다음 등판은 25일 캔자스시티와의 원정 경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톰 힉스 텍사스 구단주도 이날 1루쪽 텍사스 덕아웃 바로 옆 자신의 자리에서 박찬호가 던지는 모습을 지켜 보았다. 경기 후 톰 힉스 구단주는 텍사스 라커룸으로 들어가 눈길을 끌었는데 특별히 박찬호를 만나 축하의 말을 하지는 않았다고 박찬호는 밝혔다.
박찬호는 금년들어 3번째로 수염을 말끔히 깎고 13일 디트로이트전에 등판했다. 경기에 임하는 그의 각오를 드러내는 부분이다. 박찬호는 부상자 명단에 올랐던 기간 중 수염을 그냥 놓아두고 있었다. 박찬호는 올해 스프링캠프 기간 중 자신의 우상인 놀란 라이언과 저녁 식사를 할 때, 4월2일 오클랜드와의 개막전에 선발 등판할 때 한 차례씩 면도를 한 바 있다. 복귀전을 앞두고 이틀 전 미리 수염을 깎은 모습이었다.
기대를 모았던 메이저리그 사상 첫 한국과 일본 출신 투수 합작 승리는 점수 차가 5-1로 벌어져 기회가 오지 않았다. 박찬호는 5이닝 1실점으로 승리 투수가 됐으나 디트로이트가 9회초 마지막 공격에 들어 가기 전에 점수 차이가 나 텍사스의 일본인 마무리 투수 이라부가 등판할 기회가 없었다. 8회 동점 위기 상황에서 셋업맨으로 등판한 토드 반 포펠이 9회까지 세이브를 올렸다. 이라부는 9회 2사1루 상황이 되자 잠시 몸만 풀고 말았다.
박찬호가 첫 선을 보인 13일 텍사스의 홈인 볼 파크 인 알링턴에는 의외로 우리 동포, 유학생 등 한국인 팬들이 적었다. 약 500여명으로 추산됐다. 댈러스 한인회의 김재호 수석 부회장은 "오늘이 (현지) 미국의 어머니날인데다가 일요일이어서 교회를 가는 분들이 많았다. 또 선발 등판이 갑자기 결정된 것도 이유"라며 "한인회에서 300장의 표를 예매해서 교민들에게 팔았으나 150장 밖에 나가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곳곳에서 플래카드를 건 유학생, 교민들이 박찬호를 응원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지난 4월 첫 홈 경기 선발 등판이 예정됐을 때 한인회에서 무려 1,592장의 표가 팔렸던 것과 대조를 이뤘다.
/알링턴(미 텍사스주)=장윤호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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