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흔히 말하는 불법체류자로서 지난달 1일에 있었던 다운타운의 시위에 참가했었다. 그 날의 시위는 불법이민 노동자들이 합법체류 신분을 요구하는 것으로 시위 노동자들의 숫자는 2만명 정도라고 했다. 소수의 행사 진행요원을 제외하면 모두 불법체류 신분의 노동자들이었다.
우리는 모두 질서정연하게 구호도 외치고 노래도 부르고 하면서 행진을 했다. 우리 모두의 소원은 오직 하나, “열심히 땀흘리며 성실히 살고 있는 우리에게 합법체류 신분을 달라”였다.
불법이민 노동자들은 불법이민자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사회의 온갖 차별과 불이익을 당하는 등 이루 말할 수 없는 고통을 당하고 있다. 같은 노동을 하고서도 임금에서 차별을 당하고 직업 선택의 폭도 매우 좁다. 가장 심한 고통은 가족 친지들과의 이별일 것이다.
짧게는 수년 길게는 십년 이상을 사랑하는 이들과 이별, 태어나고 자란 고향에 돌아 갈 수 없는 상황이다. 우리는 불법체류자라는 이유만으로 이 모든 고통을 당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시위는 이러한 고통을 끝내기 위해서 작은 손으로 크게 내젓는 아름다운 모습이었다.
수만명이 행진을 하였으나 대열이 조금도 흐트러짐이 없이 끝날 때까지 처음과 똑같은 모습이었으며 더구나 시위대의 앞에서는 타민족과 어울려 한인들의 사물놀이패가 사물을 치면서 흥을 돋우었기에 그야말로 민족과 문화를 초월해서 하나의 멋진 교향곡을 연주했었다는 생각이 든다. 말로만이 아닌 실천으로 타민족과 어우러져서 행사를 치렀던 그 날의 시위는 앞으로도 있어야 할 많은 행사에 훌륭한 귀감이 되어야 한다.
김정훈/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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