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관료주의 타파, 창의·효율 바람 불구
에디슨스쿨사 심각한 재정난…‘절반의 실패’
학생들의 학력불량과 학교안팎의 폭력과 비행으로 걸핏하면 여론의 도마위에 오르는 공립학교(public school) 교육. 미국 학생들의 학력을 우수한 다른 나라 학생들에게 뒤떨어지지 않게 하고 또 사회에서 필요로 하는 만큼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교사의 자질을 향상시켜야 한다, 학교와 가정의 협력이 절실하다, 대학입시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등등 갖가지 방안이 제안되고 시도됐지만 만족스런 수준과는 여전히 거리가 멀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다.
갖가지 처방이 효과가 신통하지 않자 공립학교 교육개혁은 관료주의에 물든 교육당국이나 교육행정가들의 머리에서 나오기 때문에 어차피 불가능하다는 자포자기적 견해마저 상당한 공감을 얻고 있다. 이런 관점에서 제시된 가장 파격적인 교육개혁중 하나는 공립학교 교육을 아예 사기업에 맡겨 버리는 방법. 공교육의 가장 큰 문제점인 관료주의를 타파하고 민간 기업 최대 장점인 창의와 효율을 불어넣는다는 것이다.
사기업에 의한 공교육 혁신이란 과감한 발상은 현재 에디슨 스쿨사에 의해 전국 22개주 7만5,000명의 학생을 대상으로 실제로 실험되고 있다. 지난 95년 창의와 효율을 통한 공교육의 일대전환을 기치로 출발했던 에디슨사의 미교육사상 가장 파격적인 교육개혁은 7년이 지난 지금 성공보다는 실패에 가까워 보인다. 내용면에서의 성과는 컸음에도 불구하고 일단 회사자체가 심각한 재정위기에 직면해 있다는 점에서 그렇다는 것이다.
미국내 공립학교 운영 민간기업으로 최초이며 가장 규모도 큰 에디슨 스쿨사는 4일 필라델피아지역의 20개 공립학교를 인수하는데 필요한 자금 4,000만 달러를 겨우 긴급 수혈받을 수 있었다. 이 대출이 이뤄지지 않았더라면 필라델피아 지역 공립학교로 확대하려는 에디슨사의 계획은 수포로 돌아갈 뿐 아니라 이 회사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는 더욱 걷잡을 수 없는 수렁으로 빠져들 뻔했다.
3,000만 달러를 벤쳐금융가 스투어트 펠드만이 시작한 투자기금인 첼시 캐피털이 대고, 나머지 1,000만 달러는 에디슨사의 오래된 투자상담사인 메릴린치가 대출하기로약속을 받아냄으로써 오는 가을 학기에 필라델피아지역 기존학교인수와 새 학교 건립이 가능해졌다. 에디슨사는 이번 대출자금으로 필라델피아 교육구가 손을 들어버린 42개 학교중 20개교의 운영을 담당하고 나머지는 펜실베니아 대학과 템플대학등 7개 외부 기관이 참여해 운영한다.
아사직전의 심각한 재정난에서도 일단은 벗어났지만 에디슨사의 재정상태는 여전히 불안하다. 에디슨사의 비전에 대한 변함없는 신뢰를 보내준 오랜 동지 메릴린치는 이미 3,500만 달러의 크레딧 라인을 연장해줬다. 대출의 이자는 5%선인 홈에퀴티 론이나 여타 상업용 크레딧 라인의 이자율보다 월등히 높은 12-13%로 알려졌다.
엄청난 오버헤드와 초기 비용 때문에 에디슨사는 매년 엄청난 현금을 사용하고 있다. 아직 수익은 나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가입학교를 늘리고 부채를 갚기 위해 계속 자금을 빌어서 쏟아부어야 하는 입장이다. 에디슨 사는 이번에 대출받은 자금으로 필라델피아외에 인디애나폴리스와 캔자스시티의 열 개정도의 교육구 학교에도 영역을 넓힐 계획이다.
에디슨사 창업자인 크리스토퍼 위틀은 이번 융자가 이뤄짐으로써 필라델리아에 대한 약속을 지킬 수 있게 됐고 이 회사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를 다소나마 해소할 것이라고 안도의 숨을 내쉬었지만, 사기업에 의한 공립학교 운영이란 혁신적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일반투자자들의 평가는 지금 형편없는 수준이다.
에디슨사의 주식은 2000년 1월 나스닥 시장에 상장된 이후 한때 장밋빛 전망으로 주당 40달러까지 고평가됐고 올해 1월에만해도 20달러선이었으나 그 이후 폭락에 폭락을 거듭, 4일 현재는 1달러60센트에 거래되고 있다. 그나마 4일 구제금융이 이뤄지면서 전날 90센트에서 60%나 급등한 것이다. 그래도 1월에 비하면 90%이상 폭락했다.
에디슨사는 엄청난 초도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어떤 경우는 20%에 이르는 고리대출을 받기도 했고 신주발행을 통해 빠르게 교육영역을 확대해 왔으나 주가폭락으로 이같은 옵션도 이제는 더 이상 사용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특히 올해 봄들어 관계당국의 규제 및 조사가 강화되고 투자자 실망이 확산되면서 신주발행은 선택사항이 되지 못하고 있다.
에디슨사의 재정난은 사기업에 의한 공교육이란 혁신적 발상에 대한 신뢰마저 떨어뜨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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