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발 언 대
▶ 고석화 남가주 한국학원 이사장
한인사회는 곧 미주 이민 100주년을 맞이한다. 코리안 아메리칸의 현주소를 짚어볼 시점이다. 지난달 중순 백악관의 초청으로 아태 문화유산의 달 기념행사에 참석했다. 미국의 대통령이면 흔히 세계의 대통령이라고 한다. 그런 대통령의 따뜻하고 친근한 모습 속에서 또 우리와 함께 똑같은 나무의자에 앉는 모습 속에서 미국의 민주주의를 실감할 수 있었다.
우리 일행은 이틀에 걸쳐서 대통령 특별보좌관, 농림부 차관보, 노동부 차관보, 공화당 전국위원회 의장 등 워싱턴 DC의 중요 인사들과 만나 한인사회의 현황과 건의사항들을 열심히 전했다.
이렇게 LA, 뉴욕, 애틀랜타 등지에서 온 한인들이 워싱턴의 중요 관계자들과 함께 공식적으로 한인사회의 건의사항을 나누기는 처음이라고 한다.
행사에 참여한 이틀간 제일 크게 받은 느낌은, 물론 우리보다 이민역사가 오래되긴 했지만, 중국계, 일본계 커뮤니티 인사들의 미 주류사회와의 친분관계 즉 네트워크가 아주 잘 되어 있다는 사실이었다.
대통령을 위시하여 장관들, 보좌관들과의 관계가 하루아침에 이루어진 친분이 아님을 느낄 수 있었다. 현 부시 대통령 취임이후 75명의 동양인이 현정부의 고위층에 기용되었으며, 그중 16명이 상원인준 고위직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런데 그 숫자의 대부분이 중국계와 일본계라는 사실이다.
지난 수십년 동안 우리 미주 동포들은 무엇에 제일 관심을 두고 살고 있었나 하는 생각을 하게 했다. 미주 동포들의 최고 관심은 한국 정치인가, 아니면 우리가 살고 있는 이곳, 미국의 정치, 경제, 사회의 이슈인가. 우리는 너무 한인사회 안에서 우리끼리 살면서 미국 주류사회와는 소원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해본다.
어느 미국 인디안 지도자의 말이 생각난다. 그는 미국 정부가 정해준 인디안 보호지역정책은 인디안 도태정책이라고 했다. 물론 우리 한인사회를 인디안 보호지역과 비교할 수는 없다. 하지만 미국의 주류사회와 교류하지 않고 한국정치에 대한 관심등 한국 지향적 생활태도는 우리 스스로를 미국생활에서 퇴보시키는 결과를 초래하지 않을까 걱정된다.
대부분의 미주 동포들은 생을 마친 후 이곳 미국땅에서 묻힐 사람들이다. 이곳은 또 우리의 후손들이 대대로 계속 살아갈 곳이다. 물론 우리의 조국에 대한 향수와 애정을 가슴에 안고 살아야 하겠지만, 우리가 매일 매일 살고있는 이곳 미국땅이 바로 우리의 나라임을 다시 한번 깨달을 필요가 있지 않나 생각해 본다.
훌륭한 미국시민이 되는 것이 오히려 우리의 조국을 더 사랑하고, 한국의 국익신장에 도움이 되는 것임을 깨달아야 하겠다.
미국은 정말 기회의 나라이다. 최근 미국대표 UN 경제담당 대사를 만나보고 깜짝 놀랐다. 캄보디아인 얼굴을 한 분이 바로 미국을 대표하는 UN 주재 미국 대사라는 것이었다. 그분의 말에 의하면 1976년 캄보디아의 폭정을 피해서 미국에 도망와서 열심히 공부한 결과 미국온지 13년만에 백악관의 주요 직책에 기용되었고, 오늘에 이르러 미국을 대표하는 UN 경제 대사가 되었다는 것이다.
우리의 꿈을 맘껏 펼칠 수 있는 이 축복의 나라에서 미국의 훌륭한 시민으로 살아가며, 우리의 조국을 사랑하는 자랑스런 코리안 아메리칸이 되어야겠다는 다짐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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