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드롬(Syndrome)의 사전적 용어는 어떤 공통성이 있는 일련의 병적 증세를 총괄적으로 나타내는 말이며, 증후군이라고도 한다. 증세로서는 설명할 수 있으나 어떤 특정한 병명을 붙이기에는 인과관계가 확실치 않은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원래는 하나의 공통된 질환이나 장애 등으로 이뤄지는 일련의 병적 징후를 총괄적으로 나타내는 의학적 용어였다. 성년이 되어도 심리적으로 성년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는 ‘어른 아이’같은 남성을 나타내는 ‘피터팬 신드롬‘이나 약자나 포로의 운명에 처한 사람이 힘있는 사람에게 심리적으로 의지해 자신의 생명이나 안전을 도모하려는 심리적 상태의 ‘스톡홀름 신드롬‘ 등이 대표적인 쓰임새였다.
최근에는 ‘신드롬‘이란 표현이 의학용어보다 사회적 용어로 더 많이 사용되고 있다. 의학용어를 넘어서 신문이나 방송 등에서 흔히 사용되면서 ‘신드롬‘은 하나의 유행어로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서태지 신드롬, 박정희 신드롬, 허준 신드롬 등 대중매체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시대에 따라 만연하고 있는 특정 인물을 우상시하고 모방하는 문화현상을 신드롬이라 부르기도 한다.
대~한민국이 세계 4강 신화를 창조한 월드컵 기간 동안 한인들은 ‘히딩크 신드롬‘ ‘태극전사 신드롬‘ ‘붉은 악마 증후군’ ‘월드컵 증후군’ 등에 푹 빠져 있었다.
월드컵이 대단원의 막을 내린 뒤에도 적지 않은 한인들이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고 한다.
태극전사들이 경기장을 누비는 모습이 눈에 아른거리고 ‘대~한민국’이나 ‘오~필승 코리아’의 환청이 귓가에 맴돈다는 한인들의 호소는 우리 주변에서 쉽게 접할 수 있다. 지난 6월 한 달 동안 몰두의 대상이던 월드컵이 끝나자 아쉬움과 정신적 허탈감이 밀려와 후유증을 앓는 한인들도 적지 않은 듯하다.
TV 중계를 보느라 새벽잠을 설쳤던 많은 한인들 가운데는 월드컵이 끝난 뒤에도 여전히 새벽잠을 설치고 있다고 한다. 축구에는 관심조차 없다가 이번 월드컵을 통해 황선홍, 홍명보, 김남일, 안정환, 송종국, 설기현 등 태극전사 모두의 이름을 꿰차게 된 한인주부들도 이제 그들을 볼 수 없어 아쉬움이 크다고 전한다.
모든 대화주제가 월드컵이어서 재미있었는데 월드컵이 끝나니 어떤 대화도 흥미가 없다는 한인들. 월드컵의 감동이 떠나지 않아 일손이 안 잡힌다는 한인들. 월드컵 한국 경기를 잊지 못해 지난 신문을 읽고 또 읽는 한인들. 비디오에 녹화된 태극전사들의 활약을 밤새도록 보고 또 보는 한인들 등등. 이처럼 월드컵 후유증에 시달리는 한인들의 유형도 가지가지다.
일종의 정신적 공황상태인 월드컵 증후군을 겪고 있는 한인들을 위한 대책은 무엇이 있을까?
전문의들은 성취감과 자부심이 컸던 만큼 뒤따라오는 상실감과 허탈감이 더욱 클 수밖에 없기에 이런 때일수록 급격한 변화는 좋지 않다고 전한다. 수면이나 TV를 보는 시간 그리고 가족과 함께 하는 시간 등을 한달 전으로 돌려서 서서히 적응시켜주는 것 또한 매우 중요하다고 한다.
이와 더불어 월드컵에서 느꼈던 환희, 감동 등을 긍정적으로 이어가는 지혜도 월드컵 후유증을 이겨내는 방법의 하나라고. 무엇보다 빨리 일상생활로 돌아와야 한다는 강박관념보다는 월드컵 축구를 계속 화제로 삼는 등의 자연스런 과정이 일상복귀에 오히려 도움이 된다고.
월드컵은 끝났지만 오는 10일 월드컵 4강 진출 자축 페스티벌이 한인사회에서 마련된다. 응원컨테스트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주로 한인 청소년과 젊은이들을 위주로 한 행사라고는 하지만 월드컵 후유증에 시달리는 한인들은 꼭 동참하면 좋을 것 같다. 행사에 참여하면 월드컵의 성공도 축하하고, 월드컵 후유증도 이겨낼 수 있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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