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사는 세상에는 ‘도’라는 것이 있다. 이 도를 지키는 일은 아주 중요한 일인데 요사이 우리나라의 축구 열기는 한도를 벗어나고 있다. 한창 경기 도중의 거족적인 응원을 말하는 게 아니다. 나도 울면서 응원을 했으니까. 대회 끝마무리가 한도를 벗어나고 있다는 말이다. 한도를 벗어난 일이 비단 월드컵 경기 뿐 만이겠는가.
나이도 지긋하고 글줄이나 읽을 줄 아는 우리 한인들은 얼마 전 재미교포 청년 유승준이 자기가 태어난 조국에 들어가려다 쫓겨오고만 사건을 보고 적잖은 불쾌감과 섭섭함을 느꼈다. 신문내용인 즉은 그가 군대에 입대하겠다고 여러 차례 약속해 놓고 미 시민권을 취득하고 입국했다는 이유였다고 했다. 그는 대중 앞에서 거짓말을 한 것이다.
거짓말을 한 것은 도의적으로 지탄을 받을 일이지 그가 미 시민권자로 조국에 들어가는 일이 하등에 위법이 될 수는 없다. 그의 생명선인 무대에 서는 일을 금지시킬 수는 있다. 그러나 조국의 현관에서 내쫓아야 할 일은 아니다. 경솔한 짓이다. 쫓겨 온 청년보다 쫓아버린 쪽이 한참 더 경솔하다.
동계올림픽 때의 김동성 선수 문제도 그렇다. 그는 불리한 판정을 받았을 때 우리의 소중한 태극기를 일제치하 36년 간 목숨처럼 소중히 간직한 민족의 태극기를 세계인이 보는 앞에서 내동댕이쳤다. “그런 몹쓸 짓을” 했는데 본국에서는 그에게 가짜 금메달을 걸어주고 수레에 태워서 영웅으로 만들고 급기야는 반미 감정으로 치닫게 까지 만들었다.
미국선수 오노를 왜 비아냥거리는가. 그가 할리웃 제스처를 했다고들 욕을 하는데 이 시합에서 오노가 앞으로 들어오는 김 선수의 몸에 조금이라도 손을 대면 반칙이 되므로 자기의 몸을 사린 것에 불과한 것이다. 우리가 끝까지 따져야 할 상대는 오노 선수가 아니고 당시의 심판들이어야 했다.
우리 축구선수들이 16강에서 이기고 나오며 스케이트 시늉을 한 것도 경망한 짓이다. 가짜금메달을 달아주기 전에 왜 금메달을 놓쳤는가를 철저히 검증하고 따질 것은 따져 찾아야 할 것은 끝까지 찾았어야 했다. 가짜는 어디까지나 가짜일 뿐이다.
‘계영배’의 뜻을 새삼 들지 않더라도 무엇이든지 그득 차면 넘치는 법이다. 월드컵 4강 진출 자축연이 한계를 많이 넘어섰다. 게임은 게임이다. 축구경기가 국방을 대신할 수는 없지 아니한가. 자축연에 취해있을 때 북한은 연평바다에서 대포로 금싸라기 해병의 목숨을 앗았고 다치게 했다. 노부모가, 애 띤 아내가 통곡을 하는 마당에 아직도 얼굴에 도깨비를 그리고 미치듯 날뛰는 광화문 네거리의 군상들이 역겨워 TV를 껐다. 전사자나 그 유족이 가엾기도 하려니와 그보다도 한심한 조국의 무경위와 도를 모르는 무지함이 더 슬퍼 소리를 내며 주먹으로 눈물을 닦았다.
히딩크 감독을 조용하게 보낼 때가 되었다. 고려가요의 ‘가시리’란 노래에 “가시리 가시리잇가/날 바리고 가시리잇가/날라는 엇디 살라하고/나를 바리고 가시리잇가/잡사와 두어리마나는 선하면 아니 올세라 보내옴나니/가시는 듯 도셔 오셔서” 가야할 사람을 너무 붙잡으면 지겨워 하실까 놓아드리니 선 듯 가셨듯 곧 돌아오시라는 애교스러운 이치를 선인들은 아는데 요사이 사람들은 왜 모를까.
도를 지켜야 한다. “아서라, 이제는 그만들 해라. 4등이 뭐 그리 잘했다고 야단이냐” 어른들이 끼어 묻혀서 흔들리지 말고 사회를, 나라를 바로 잡아 주어야 할 때가 되었다.
정옥희/ 수필가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