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축구가 4강에 진출하던 날 뉴욕 뉴저지 한인사회도 벅찬 승리의 기쁨에 열광했다. 경기가 끝난 새벽 플러싱 노던 불러버드와 유니언 스트릿 일대, 뉴저지 대원앞 거리는 1만 여명의 붉은 인파와 ‘대한민국 코리아’의 함성으로 뒤덮였다. 한국축구 신화 창조와 함께 모두가 한 마음, 한 뜻이 되어 한국인임을 자랑스러워했다.
그동안 힘없고 조그마한, 그것도 외세에 의해 동강난 반도의 나라 한국이 세계 만방에 이름을 떨친 역사적 순간이었다. 오랜 세월 맺혀온 국민들의 한과 응어리가 말끔히 씻어 내리는 날이기도 했다. 월드컵 4강의 신화가 눈앞에 펼쳐지는 순간 미국도 놀랐고 가까운 나라 일본은 물론 중국도 경악했다. 세계 속에 우뚝 선 한국의 힘과 저력에 온 세계가 경의를 표했다. 7,000만 한국인은 모두 승리의 기쁨을 참지 못해 얼싸안고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뉴저지, 뉴욕의 40만 한인들도 모두 손에 손잡고 어쩔 줄을 몰라 했다. 플러싱에 사는 한 할머니는 “너무 기뻐 잠이 안 와 친구와 함께 거리로 나와 축제 대열에 끼어 걸었다”고 했다. 어떤 할아버지는 “이 날의 기쁨은 해방의 그것과 버금갔다”고 말했다. 롱아일랜드에서 왔다는 한 부부는 “아이들과 경기를 보느라 한잠 안 잤어도 피곤한 줄 모르겠다”며 “이런 기쁨은 생애에 처음”이라며 감격했다. 한 어린이는 “한국이 너무 잘해 신이 난다”며 “학교 가면 친구들에게도 자랑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민국 건국이래 드물게 맛보는 경사요 100년 한인 미국 이민사에 처음 맞이하는 경사다. 이것은 결코 기적이 아니라 한인들의 힘이요 저력의 결과였다. ‘하면 된다’는 새로운 희망과 잠재력을 확인시켜 준 역사적 사건이 아니고 무엇인가. 한국은 이제 16강도 해냈고 8강도 해냈고 4강도 해냈다.
한국인은 이제 어디가나 못할 것이 없고 두려울 게 없다. 마음만 먹으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이날의 기쁨이 결코 한순간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그대로 승화시켜 국내외 한인사회의 발전을 가져와야 한다.
한국 축구가 새로운 변화를 시도해 기적을 현실로 바꾸어 놓은 것처럼 한국도, 한인사회도 다시 한번 발전적 변혁을 시도해야 한다. 혁신적 철학을 지닌 히딩크 같은 지도자를 중심으로 국내든 해외든 온 국민이 똘똘 뭉쳐 무엇이든 해낼 수 있다는 오늘의 정신을 이어가야 할 것이다. 정치든 사회든 경제든 이번에 이룩한 신화를 계기로 변해야 한다. 오늘의 4강 신화가 결코 헛되지 않도록 세계 속에 심은 이 저력과 정신을 대대손손 계승해야 할 것이다.
벅찬 승리의 기쁨이 향기로 남아 계속 아름다운 꽃을 피울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우리는 오늘의 이 대국민 화합이 이루어낸 자랑스런 국가적 경사가 준 교훈을 깊이 되새겨야 하겠다. 후세들에게도 ‘대~한민국 짝짝 짝 짝짝’ ‘오 필승 코리아’가 하나의 응원가로 그쳐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분명히 가르쳐 주어야 한다. 한국이 세계인을 놀라게 한 아시아의 무서운 호랑이임을 그들 가슴속에 확실히 각인시켜 주어야 한다. 우리의 강한 힘이 오늘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내일도. 그리고 영원히 심어져 또 다른 신화가 창조될 수 있다는 사실도 알려주어야 한다.
붉은 악마의 정신은 티셔츠를 입고 흥분돼 무리를 지어 나오는 것으로 끝나서는 안 된다. 그 힘이 한인사회 발전에 원동력이 된다는 사실도 설명해 주어야 한다. 타 인종을 자극하지 않는 범위에서 붉은 악마정신을 깊이 간직했으면 한다.
오는 가을 코리안 퍼레이드 때 다시 한번 붉은 악마 티셔츠를 입고 우리의 단합을 과시하자. 커다란 행사가 있을 때마다 입을 수 있도록 이 붉은 악마의 티셔츠를 버리지 말고 깊이 보관하자. 여기에 우리의 보이지 않는 힘이요, 정신이 들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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