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살아가다 보면 여러 가지에 익숙해진다. 해가 뜨고 지는 것에, 계절이 바뀌는 것에, 시간이 흘러가는 것에, 어쩌면 숨쉬는 것에조차 익숙해져 있는지도 모른다. 우리도 모르게 익숙해지는 것들도 있지만 익숙해지기 위해 많은 노력이 필요한 것들도 있다.
운전도 그러할 것이고 사람과의 관계도 그러할 것이다. 처음 운전을 하면 너무나도 어렵고 힘이 들겠지만 익숙해지면 그다지 어렵지 않다는 것을 알게되고, 도대체 이해할 수 없던 사람도 이해할 수 있게 해 주는 것이 바로 이 익숙함일 것이다. 하지만 이 익숙해진다는 것이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 모른다. 감사한 마음을 잃어버리게 만들기 때문이다.
너무나도 익숙해져서 숨쉴 수 있게 하는 공기도, 매일 뜨고 지는 해도, 늘 옆에 있어주는 이에게도 감사할 줄 모른다. 언젠가 읽었던 쌩떽쥐베리의 ‘어린 왕자’에서 여우가 어린 왕자에게 길들여지기를 원하며 ‘내가 너에게 길들여지면 네가 오는 시간을 기다릴 거야. 네가 오후 네시에 온다면 난 세시부터 행복해 지기 시작할거야’ 라는 말을 했던 것 같다.
길들여진다는 것도 익숙해지는 것의 한 방법 아닐까? 이렇듯 익숙해지기 위해 가슴 두근거리며 행복해하던 마음을 우리는 잃어버리고 살아간다. 분명히 익숙해지기 위해서는 깨닫지 못할 수도 있지만 많은 노력이 필요했을 것이다. 갑자기 공기가, 해가, 시간이 사라진다고 생각해 보자. 얼마나 무서운 일인가 말이다. 멀리서 찾을 것도 없이 바로 내 곁에서 너무나도 익숙해져 나와 하나인 것 같은 가족들에게 소홀하게 대하고 감사할 줄 몰랐던 마음을 깊게 반성한다.
가끔은 너무나도 익숙한 것들을 돌아보며 점검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우리에게 익숙해져 있는 아주 사소한 것일지라도 작은 것에서부터 감사하며 살아가야겠다. 익숙해져서 편하고 좋은 만큼 언제나 익숙해지기 전의 마음을 잊지 말고 감사하며 최선을 다해야겠다.
마지막으로 지금까지 이 지면을 허락해 주신 ‘한국일보’와 부족한 글이나마 읽어주시고 격려해 주신 분들에게 감사 드리며 이제는 익숙해진 나의 일상 속으로 다시 돌아가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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