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주류언론에 한국에 관한 보도가 나가는 것은 드물다.
과거 한국에서 민주화 투쟁이 활발하던 시절 자욱한 최루탄 연기 속에서 돌을 던지는 시위대의 모습이 TV 화면이나 신문의 외신면을 장식하던 시절을 지난 후에는 간혹 남북관련 사건이 주목을 끌 정도였다.
축구(사커)가 아직 메인 스포츠로 자리잡지 못한 미국이기에 한국 전체가 ‘붉은 악마’의 물결로 덮였던 월드컵도 미국 언론은 크게 다루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주 베이지역의 미국 TV 뉴스에 한글 간판과 한국인에 관한 사건보도가 연일 비중있게 나오고 있다.
바로 한국식 룸살롱이라는 ‘옥녀봉’과 ‘수정’의 업주들이 불법체류자를 고용해 매춘을 실시하고, 이를 눈감아 주는 조건으로 지역 경찰에게 정기적인 상납까지 실시한 사건 때문이다.
단순한 매춘이나 불법체류자 고용문제였다면 이번 사건이 이처럼 크게 부각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강력계와 스왓팀에서 활약했던 베테랑 수사관에게 매달 수천달러의 뇌금과 성상납을 하면서 불법행위를 했다는 점이 주목을 끄는 것이다.
■대개 언론에서 좋지 않은 사건일수록 비중있게 다루어지는 것을 어쩔 수 없다고 하더라도, 이번 사건으로 베이지역 한인사회의 이미지에 먹칠을 가한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TV와 라디오 뉴스마다 나오는 ‘코리안 우먼’이라는 말과 ‘룸살롱’의 영업행태는 미국인들에게 묘한 호기심까지 자극하면서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미국에서 탈세와 마약, 그리고 매춘은 3대 반사회적 도덕범죄에 속한다. 이 같은 범죄는 어쩌면 폭력보다 더 이미지를 실추시킬 위험이 크다.
왜냐하면 순간적인 감정의 고조 때문에 발생하지 않고 지능적인 계획으로 이뤄지는 범죄이기 때문이다.
탈세와 마약 하면 이태리의 시실리 출신들이 주축을 이루었던 마피아가 떠오른다. 이들의 잔인하고도 집요한 범죄행위는 영화 ‘대부’를 통해 잘 알려졌다.
이번 사건 때문에 한인사회의 이미지가 혹시라도 매춘이나 뇌물로 자리잡지나 않을지 걱정된다.
미국에는 없던 마사지 팔러나 룸살롱 문화(?)를 보급시킨 소수민족은 한인들이 대표적이다. 뉴욕의 마사지 팔러나 LA의 룸살롱 문화는 지역신문에 대서특필되다시피 했다.
개고기를 먹는 것은 문화적 인식차이라고 항변할 수 있지만, 여자가 시중드는 마사지나 룸살롱까지 한국의 고유 문화라고 주장할 수 있을까?
여성의 권리를 중시하는 미국에서 여성을 접대부로 전락시킨 향응문화는 변명거리가 될 수 없다.
■얼마전 무도인들의 모임에 참석한 적이 있다. 참석자들은 한국인의 무도정신이 미국인들에게 존경심을 받는다면서 자기수양과 중용의 무도정신을 가르쳐야 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한 무도인은 "한인들이 힘이나 경제력으로 미국인을 압도할 수 없다면 도덕과 정신문화로 존경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참으로 맞는 말이다. "돈이 된다면 무엇이든 하는 민족"이 아니라 "혼탁한 물질문명에서 고귀한 정신문화를 가진 민족"으로 한인사회의 이미지가 자리잡혀야 할 것이다.
====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