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전화를 통해 들려오는 친구의 음성에서 그 친구 현 상황이 무척 좋지 않음을 느낄 수가 있었다. 그는 내게 물었다. 미국 경기는 어떠하며 미국에 가면 무엇을 해서 먹고 살 수가 있겠느냐고… 미국에 온들 무슨 뾰족한 수가 있겠느냐며 그 곳에서 견딜 수 있는 한 견디어 보라는 말 밖에는 달리 해줄 수 있는 말이 없었다.
생활이 어려워지면 생각해 보는 것이 미국행이다. 새 희망을 가지고 와서 남들이 부러워할 만큼 성공해서 뽐내고 으스대는 경우도 있지만 그 성공이 보장된 것은 아니다. 세상을 살아가며 내 나이 50을 넘기고 보니 말 그대로 돌고 도는 물레방아 인생이란 말을 실감하게 된다. 젊은 시절 집안이 부유해 학비 걱정이 없고 생활비 걱정이 없이 마음껏 젊음을 발산하는 친구들에 비해 나의 머리 속은 항상 학비 걱정, 생활비 걱정, 쌀과 연탄이 떨어지지나 않았나 하는 염려가 늘 떠나지 않았다.
결혼을 해서 모든 면에서 남들이 부러워할 정도의 생활을 하면서 최선을 다하며 살았고 근검절약을 했기에 내 인생에 어려움은 더 이상 없으리라 생각했었다. 그러나 넘어야 할 언덕이 또 있었다. 아이들을 좀 더 잘 키우겠다는 욕심으로 조기유학을 보내 스스로 만든 언덕에서 굴러 떨어진 것이다.
미국이란 곳이 최선을 다 한다고 되는 곳이 아님을 나는 몰랐다. 내 나라에서의 가난보다 더 혹독한 시련을 겪었다. 이제는 안정권에 들어서 있다.
몇 번 겪었던 시련은 인생을 살아감에 있어 약이 되었고 이웃을 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사람들은 학벌, 돈, 명예, 권력이 생기면 생길수록 눈이 올라가고 어깨에 힘이 들어가 겸손과는 거리가 멀어지고 또 환경이 어려워지면 어깨에 힘이 빠지고 사기가 저하된다. 주위 사람들 역시 상황에 따라 대접을 달리하기도 한다.
그러나 세상은 돌고 돈다. 지금 시절이 좋다고 너무 우쭐댈 것도 없고 나쁘다고 너무 실망을 해서도 안 된다. 해는 뜨고 또 지기 때문이다.
박용하/ 웨스트 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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