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아빠가 되고 싶어서 ‘좋은 아버지가 되려는 사람들의 모임’에 오래 참석했지만 아직도 멀었다. 잘 나지도 못했고 성격 또한 송곳처럼 뾰족해서 좋은 아버지의 모델이 되려면 어림도 없다.
며칠 전 너무 밖으로만 나가려 드는 아들을 한대 쥐어박았다. 아무리 방학이라 해도 노는 게 너무 지나치면 안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나니 가슴이 답답하고 울적해서 위로를 받을까 싶어 어떤 모임에서 털어놓았는데 내 말을 들은 상담자는 정색을 하며 경찰 보고감이라고 해서 위안은커녕 기가 막혀 버렸다. 게다가 옆에 있던 어느 분은 오랫동안 아버지 모임에 나가 뭘 배웠느냐며 탄식까지 했다.
군대시절의 경험을 보면 잉크가 마르지 않은, 다시 말해 학교를 갓 졸업한 장교가 부임하면 1년간은 피곤하고 고달프다. 육사에서 배운 대로 곧이곧대로 하기 때문이다.
자녀에 대한 체벌은 잘 쓰면 약이요 잘못 쓰면 독약이라고 생각한다. 초등학교 시절 나는 아버지로부터 영문도 모르고 많이 맞았고 그로 인한 증오심이 오래도록 풀리지 않았다. 하지만 초등하교 5학년 담임선생님으로부터 맞은 매는 내게 좋은 보약이 되었다. "네가 공부하지 않으면 누가 하겠느냐"며 관심과 사랑을 보여준 그 선생님을 나는 잊을 수가 없다.
얼마전 학부형 회의에 강사로 초청된 경찰관 중에도 "자녀가 정 말을 안 들으면 손바닥으로 때리라"고 말하는 경관도 있었다. 그래도 어려울 경우 경찰에 연락하면 도와 주겠다고 까지 했다.
부모들 중에는 아이들에게 너무 절절 매는 부모들이 있다. 야단치고 나서도 금방 달래고 뭘 사주면서 아이의 비위를 맞추려고 한다. 그러면 부모가 아이에게 밀리는 것이다. 옳다고 생각하는 것에 대해서는 강한 의지를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이가 원하는 것을 들어주지 않으면 당장은 섭섭해하고 아빠에게 화가 나서 말도 안 하지만 내버려두면 제풀에 풀어지는 것이 아이들이다.
자녀가 방황하지 않고 갈 길을 가도록 깊은 골을 파주는 것이 부모의 책임이다. 골을 파면 그걸 따라 물이 흘러가듯이 부모가 적당히 통제하며 방향을 잡아주어야 하며 이를 위해 부모는 모든 방법을 다 동원하는 것이다.
친구들과 나가 놀려다 제지를 당한 아들은 처음 펄펄 뛰며 화를 냈지만 곧 수그러들어 다시 사근사근해졌다. 지금 나의 목표는 어떤 거창한 것이 아니라 좋은 아버지가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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