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부 사람들
▶ 온타리오의 명물 몰리스 카페 업주 세실리아 박씨
온타리오 다운타운 상가 내 노스 유클리드 애비뉴 230번지에 위치한 몰리스 카페(Molly’s Cafe)는 허름한 건물에 낡은 간판등 미국 시골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동네 커피샵의 모습이지만 알고 보면 인근에서 가장 유명한 50년 역사의 유서 깊은 식당이다.
한인 세실리아 박씨(43)가 주인인 몰리스 카페의 문을 열고 들어가면 우선 ‘루트 66’ 표지가 가득 찬 벽지와 미국 각주의 자동차 라이선스 플레이트, 엘비스 프레슬리와 비틀즈, 제임스 딘 등 흘러간 연예인들의 포스터와 인형, 모델 자동차 그리고 SP 레코드판 등이 사방에 가득 차 있는 볼 수 있는데 그 하나 하나가 진귀한 골동품 수준이다.
멀리 타주에서 소문을 듣고 찾아온 손님들, 인근에 살다가 타주로 이주해간 단골손님들이 다니러 왔다가 주고 간 것이라는 라이선스 플레이트 중에는 1942년도 미네소타주, 1956년도 캘리포니아주, 1962년도 오클라호마주, 1978년 유콘주(캐나다) 등의 것이 눈에 띈다. 오리 주둥이와 흡사하게 생긴 1950년대 소다 파운틴은 1,500달러, 비틀즈 인형은 1,000달러에 팔라는 오퍼가 들어 왔었으나 거절했다.
몰리스 카페의 또 하나 명물은 벽의 선반에 진열된 100여개가 넘는 머그잔들. 모두 단골손님들 것으로 웨이트리스들이 그 하나 하나의 주인을 기억해 임자가 찾아오면 자신의 머그잔에 커피를 따라 준다. 잔의 크기는 제각각이지만 커피 값은 99센트 균일.
지난 1952년 몰리스 카페를 처음 오픈한 랜더슨 왜고너(일명 왜그)가 46년을 운영하다가 4년 전 세실리아 박씨에게 팔고 은퇴한 뒤 지난해 90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몰리스 카페의 손님은 5세 때 아버지를 따라 처음 왔었다는 50대 중년에서 틴에이저 때부터 출입했다는 60대 후반의 할머니에 이르기까지 수십년 단골이 99%로 이 집에서 일한 지 12년이 됐다는 웨이트리스 리사 클라인이 신출내기에 속할 정도다.
그래서 4년 전 식당을 인수한 업주 박씨도 처음 1년 동안은 애를 많이 먹었다. 특별히 인종차별을 당한 것은 아니지만 단골 노인들 가운데는 박씨가 커피를 따라주는 것조차 싫어하고 인사를 해도 대꾸도 않는 이들이 적지 않았다. 1년여 동안 변함 없는 친절을 베풀어 가며 노력했더니 그제야 풀어지더라는 것이다.
몰리스 카페는 ‘친절하고 가족적인 분위기’에 제공하는 50년대 스타일 메뉴가 특징이다. 아메리칸 치즈버거, 비스킷 앤드 그레이비, 오믈렛 등 시골풍(?)의 디시가 가장 주문이 많은 메뉴고 가격대는 2달러99센트~5달러49센트. 아침 6시30분에 오픈해 3시면 문을 닫는데 평일보다는 주말이 2배는 더 바빠서 연중무휴 오픈하고 주요 공휴일에만 휴무한다. 업주 박씨는 한달 매상이 3만4,000달러에 순이익이 1만달러 정도 된다고 귀띔.
천주교 신자인 박씨는 부동산업에 종사하는 남편 박춘수씨(47)와의 사이에 미주 한인사회 수준으로는 많은 편인 3남1녀를 두고 있다. 위로 두 딸은 대학을 다니고 셋째 딸이 11학년 그리고 엄마보다 누나들에게 더 사랑 받는 늦둥이 아들이 3학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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