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난아기가 돌이되기까지는 얼굴 모습이 많이 변한다. 그후에도 물론 변한다. 우락부락한 아버지 얼굴을 닮은 딸을 보며 한숨짓던 엄마가 어느새 장성해 본인과 쌍둥이처럼 닮았다는 찬사를 듣는건 어려운 일이 아니다. 어려서부터 청년기까지는 자연적으로 얼굴모습이 변해간다.

그러나 장년기부터는 일상생활이 얼굴모습을 변화시켜간다.
누구나 주위에 있는 사람들을 살펴보는건 어려운일이 아니다.
욕심많은 사람들, 질투심많은 사람들, 허영심으로 꽉 찬 사람들, 남잘되는 꼴은 죽어도 못 보는 사람등 늘 마음이 편치 못한 사람들의 얼굴을 살펴보시라.

항상 찌푸린 얼굴에 불만으로 가득한 모습을 쉽게 볼 수있으리라.
물론 생활고에 짓눌려 얼굴한번 펴고 살기가 힘든 분들도 있지만 생활고와는 전혀 관계 없이도 생활을 어렵게 만들어나가는 분들 말이다.
생활고에 허덕이는 분들은 경제적인 여유만 생기면 세상의 온갖 고민거리가 해소될 것처럼 생각하지만 반드시 그렇지는 않다.

불만으로 매일을 살아가는 분들은 한가지씩 불만이 해소되어 갈수록 새로운 불만거리를 만들어낸다. 이런 분들은 얼굴펴질날이 없다. 언제고 심통난 얼굴이다. 관상이나 점쳐보러 이집저집 유명하다는 집 골고루 비교하며 다니는 사람들의 얼굴은 점보는 사람들은 금방 알아차린다.

관상을 오래 보아온 분들도 심상이 관상을 능가한다고 한다.
마음가짐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보여주는 말이다.
소위 노욕이라는 말이 한국에서 자주 사용된다. 간단히 ‘늙은이 욕심’이라는 말이겠지만 늙어서도 계속되는 정권 욕심에 눈이 어두운 노정객들을 일컫는데 자주쓰여왔다.

꼭 정치를 하지 않더라도 늙어서 욕심을 부리면 더 추해 보이기 마련이다.
인생을 그만큼 살았으면 욕심의 노예로부터 해방될 때도 되었건만 계속 욕심을 부리면 노욕이라는 딱지를 부친다.

반면에 우리는 온화한 얼굴에 항상 미소로 가득한 노인들을 대하기도 한다. 나는 사진 찍는 업을 하는 관계로 많은 분들을 대하게 된다.
얼굴이 온화한 분들은 욕심 없이 사는 분들이다. 이런 분들은 사진 찍기가 어려울 수가 없다. 조금 웃으며 사진 찍자는 나의 제안에 "웃을 일이 있어야죠." 라며 말씀하는 분들은 사진 찍기도 어렵다.

웃고사는 분들이라고 세상에 어디 좋은 일만 생기겠는가?
그분들도 남들처럼 집안에 갖은 사건들이 일어난다.
심지어는 당신보다 앞서가는 자식들이 있고 배우자를 잃은 슬픔이 닥치기도 한다.

그렇지만 그분들은 모든 걸 숙명으로 받아들이고 앞을 보고 나아간다. 왜 나한테만 이런 가혹한 형벌이 내릴 이유가 무엇이냐고 울부짖고 하늘을 원망하는 분들은 일생을 고통에서 헤어나기가 힘들다. 인간은 기계제품처럼 동일하지가 않다. 각자의 운명도 팔자도 다르다. 파도가 일면 파도를 타야지 거스르면 힘들다.

하루 하루를 살며 조그만 일에도 감사하고 만족하는 습관을 드리면 노욕으로 가득한 얼굴을 피할 수가 있다. 부모님이 주신 얼굴도 살아가며 스스로 가꾸어야 좋은 얼굴이 된다.

웃는 얼굴은 모든 사람을 즐겁게 한다.
필요 이상의 주름살을 만들며 사는 분들은 정말로 바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