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 언니가 편해서 그래요. 싸울 수 있는 또 투정부려 줄 남편이 있는 것만도 행복한 것이고 또 나는 별것이 아닌 일로 싸우는 것조차 재미있고 부러워요” 남편과 승산 없는 말다툼 후 시무룩해 있는 내게 6년 전 남편과 사별하고 아들과 사는 동생인 나를 달래며 하는 말이다.
한국에서 우리부부는 이름난 잉꼬부부였고 나는 순종형의 아내였으며 남편 또한 부모님이 안 계셨던 내게 부모 몫까지 해줄 수 있는 푸근하고 넉넉한 가장이었다. 그러나 남자가 미국에 오면 여자보다 적응하기가 더 힘이 든다는 것을 직접 체험도 했고 주위에서 보았기에 참고 또 참지만 안과 밖의 일을 동시에 해야하는 나로서는 남편이 조금 변화되기를 바라고 있으나 10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 한국에서의 성격, 정서, 생활습관 식성 등 모두 그대로 아니 오히려 더 강하게 굳어져 가는 느낌이다.
일이 끝난 후 집에 오면 남편은 휴식시간이나 내게는 저녁식사를 비롯한 집안 살림살이의 시작이니 나는 어쩔 수 없이 앙앙거리며 방방 뛰지만 남편은 변할 줄을 모르고 미국에 와서 여자가 드새지고 남편 알기를 우습게 안다며 화를 낸다.
나는 남편을 이겨 본 적이 거의 없기 때문에 때로는 아내가 경제권을 포함 한 모든 주도권 심지어는 대인관계까지도 주도권을 가진 능력 있는 여자에 대한 일시적인 부러움을 가져 가끔 핀잔을 듣기도 하지만 40대에 홀로 되신 어머니가 여러 남매를 데리고 고생하셨던 것을 보아온 나로서는 누구보다도 남편의 소중함을 알기에 남편의 모든 뜻을 힘이 들어도 참고 따르려고 애쓴다. 또한 부부싸움의 원인도 지난 후 돌이켜보면 내가 양보를 하고 조금 희생을 하면 포용을 할 수가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무엇보다도 미국에 이민 온 후 작아져 가는 가장의 위상을 세워주고 싶기 때문이다.
오늘은 기어코 내가 이겨볼까 갈등을 하며 생각해 보니 오늘 역시 자기자신을 위함이 아니고 다른 사람을 배려함에서 오는 이견이었으니 또 양보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박용하/웨스트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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