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 듣고 배우고 익힌 지식이나 습관과 버릇들이 은연중에 인격을 형성하고 우리의 삶속에서 판단과 그 방향을 잡아 주기도 한다. 내가 중학교 다닐 때 “도덕시간”에 교감선생님으로부터 들은 “손 안대고 이기는 방법”이란 이야기는 환갑을 지난 지금까지도 나의 기억 속에 남아있다.
옛날 일본에서 있었던 일로 어떤 당대의 유명한 검도 사범이 하루는 배를 타고 여행을 하는데 마침 승객 중에 한창 열심히 검도를 배우고 있는 혈기왕성한 젊은이도 동승하였다. 이 청년은 자기의 실력을 과시하고 싶어 못 견디겠다는 듯 배 안을 누비고 다니면서 안하무인격으로 이 사람 저 사람 툭툭 치며 시비를 걸고 “당신 검도할 줄 알아?”했다.
위협적인 행동을 하는 중 검도사범에게도 가서 시비를 걸며 “당신 검도할 줄 알아?”하니까 사범이 “예, 조금하지요”라고 대답하니 의외라는 듯 “그럼 나하고 한번 시합해 볼까?” 하니까 사범이 “하자면 하지요”라고 대답하니 이 청년은 그만 열을 받고 기고만장하여 곧 덤빌 듯하므로 그 사범은 “여기서 말고 저 앞에 보이는 섬 넓은데 가서 합시다”라고 하니 그때부터 이 청년은 배가 섬에 빨리 닿기를 기다리며 배 안에서 폼을 잡고 왔다갔다하면서 연습 중이었다.
마침 배가 그 조그만 무인도에 거의 접근하려니 그 청년은 성급히 먼저 뛰어내려 헤엄쳐 섬으로 가면서 “영감 빨리 내려!”하면서 소리친다. 이때 사범은 선장에게로 가서 빨리 뱃머리를 돌려 목적지로 가라고 하면서 섬에 홀로 남은 청년을 향하여 “이것 이 손 안대고 이기는 방법일세”라고 하였다 한다.
하루는 마켓 앞 파킹장에 차를 세우고 나한테 느닷없이 어떤 사람이 쫓아오더니 여보 당신 왜 내가 파킹하려는 자리에 차를 세웠느냐고 욕을 하면서 곧 싸울 듯 시비를 걸어오는 일을 당한 적이 있었다. 나는 어안이 벙벙하여 “선생님! 무슨 말씀을 하시는지. 제가 뭘 잘못했는지 전혀 모르겠는데요?”하니까 자기가 그곳에 차를 세우려고 저기 부스 옆에서 기다리고 있었다고 한다.
그런 것도 모르고 나는 얌체로 몰려 하마터면 봉변을 당하게 생겼기에 “그렇다면 너무도 죄송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어찌 선생님이 거기 계셨고 그런 뜻인 줄 알았겠습니까?”하고 정중히 머리를 숙여 사과를 하니 “그럼 내가 사과를 받겠소”하더니 겸연쩍은 듯 사라져 버렸다.
모기에게 물렸다고 그걸 잡으려고 칼을 빼들 것이 아니라 검도사범처럼 위기를 모면하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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