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한인 은행원들은 이직이 빈번하다. 주원인은 은행간 과당 스카웃 때문이다. 분명 이 은행 직원이었는데, 돌아보면 어느 새 다른 은행으로 옮겨 가 있는 예는 흔하다. 스카웃은 어느 직종에나 있는 일이지만 한인은행가의 스카웃은 “지나치다”고 은행사람들 스스로가 개탄한다. 심지어 은행의 경영비밀을 믿고 털어놓을 수도 없고, 장기계획을 세우기도 힘들 정도로 이 은행, 저 은행으로 옮겨 다니는‘철새 행원’들이 너무 많다. 한인 은행가의 숨겨진 최대 이슈, 은행원 스카웃의 실상을 시리즈로 연재한다.
지난 1년반새 LA한인은행들의 직원 이직율은 은행별로 최고 42%에서 20%에 이르렀다. 직장을 떠난 행원들의 70~80%는 경쟁상대인 타 한인은행으로 옮겨간 것으로 은행가에서는 추정하고 있다. 사고로 현 직장에 계속 있기 힘든 케이스도 있으나 많은 경우 더 많은 돈, 더 높은 자리를 제의 받고 옮긴 경우다.
‘모시던 상사’를 따라 옮기는 예도 많다. 특정 보스에 대한 줄서기와 인맥이 형성돼 보스가 삐끗하면 그 영향은 밑에까지 미쳐 은행을 떠나야 하는 일도 드물지 않다.
은행가의 자리이동, 스카웃은 위로 행장으로부터 아래로는 창구직원에 이르기까지 공통된 현상이다. 행원 생활 10여년이면 두 서 너번 은행을 옮긴 이는 많다. 어제의 동료가 오늘의 경쟁상대, 혹은 그 반대가 되기 예사다. 은행은 업무상 비밀유지가 필요한 분야지만 인맥이 이래저래 얽히다 보니 한인 은행간에는 비밀도 없다. “우리 은행 일을 남의 은행 사람이 먼저 알고 이야기해주는 일도 많다”고 한 중견간부는 쓴웃음을 짓는다.
주 스카웃 대상은 지점장급이나 론 오피서등이었으나 지금은 오퍼레이션 오피서와 텔러까지 다양하다.
특히 대출분야는 지점망 확장에 따라 대출의 위험부담을 제대로 관리할 수 있는 경험있는 오피서가 필요하지만 은행마다 5~10년차 오피서가 크게 부족하다보니까 부르는 게 값(?). 신설은행은 계속 생기고, 기존 은행은 지점망을 계속 확장하다 보니 은행마다 경력행원 확보에 힘을 쏟고 있으나 필요인력의 절대수가 부족해 각 은행마다 직원 빼가기와 지키기 눈치싸움이 한창이다. 그래서 은행 인사 담당자들 사이에는 “남의 식구 넘보지 말고, 우리 식구 잘 지키자”는 우스개 소리도 나온다.
일부 은행은 유자격 행원을 소개하면 700-800달러의 소개료를 직원들에게 얹어줄 정도다.
은행원 스스로 자주 옮기는 이유는 승진, 더 나은 보수, 개인의 발전을 위해서라고 한다. 최근 2년간 3개 은행을 돌았다는 한 론 오피서는 “이 은행에서 더 배울 게 없다고 느꼈기 때문에 다른 은행으로 옮겼는데 이번에는 은행 문화가 너무 달라 적응하기 힘들어 또 자리를 옮기게 되었다”고 전한다.
이 은행 저 은행으로 자리만 옮겨 다니면서 몸값 올리기에만 치중하는 빈 수레가 요란한 스타일의 직원도 있다. 이런 유형은 은행에서도 이젠 반겨하질 않는다. 윌셔은행 민수봉 행장은 “특히 론 오피서의 경우 수요가 많고 공급은 부족한 현 시장상황을 이용해 제대로 전문지식도 갖추고 있지도 않으면서 몸값만 지나치게 높게 요구하면 채용을 삼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peterpak@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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