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한 소녀가 결혼반지를 주문하고 혼수로 이불을 주문했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반지가 엄청 컸다. 이상히 여겨 심부름이냐고 물었더니, 약간은 겸연쩍어 하면서도 기쁜 얼굴로 아빠의 결혼선물이라고 설명했다.

아빠가 새 여자가 생겨서 결혼을 한다는 것. 엄마는 그냥 혼자 집에 있다는 것. 새 여자가 임신해 어쩔 수 없다고. 새 생명을 축하해주고, 자기들은 컸으니 엄마와 떨어져 살면 된다고. 아빠와 새 엄마와 새 생명의 탄생에 힘이 되어주어야 한 다고.
난 이들과 장사를 한지도 만 30년이 지났지만 부끄러운 때가 있었었다. 한국인에게는 상상도 못하고 들어보지도 못한 말이다. 그럼, 꼭 결혼식을 그렇게 거창하게 해야만 되느냐고 물었더니, 대답인즉 그 새 여자는 처녀라 드레스입고 예식을 갖추어야한다고. 또 그것이 라틴민족의 고귀한 풍속이란다. 라틴민족만이 가질 수 있는 너그러운 아량에 우리도 깊이 반성해야할 것이 있지 않을까. 손온유/다우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