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한 한인식당에서 저녁 부페만찬이 열렸다.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한인들은 부페라인에 줄을 길게 서서는 ‘내 차례가 언제 오나’ 하고 기다리며 서 있었다. 조금뒤 저마다 접시에 음식을 푸짐하게 담고서는 흡족한 표정으로 테이블에 앉아 식사를 즐겼다.
1시간 후 접시에는 절반도 채 먹지 못한 음식이 고스란히 남아 있었고 종업원들은 손님이 식사를 다 마친건지 아니면 잠시 쉬었다 다시 먹을건지 몰라 "식사가 다 끝났습니까?"라고 묻는다. 한인들은 당연하다는 듯, 다 먹었다고 하고선 냉수로 입을 헹군다. 종업원 손에 들려진 접시들에는 아직도 손님들이 절반도 채 못먹은 음식들이 잔뜩 남아있다.
식당종업원들은 이렇게 남은 음식을 전부 세숫대야보다 큰 잔반통에다 쏟아붓고 있었다. 이날 100여명의 한인들이 참석한 부페식당에서 나온 음식쓰레기만 해도 자그마치 큰 잔반통4개 분량이었다.
부페를 선호하는 이유 중 하나는 사람들이 각자의 식성과 양에 따라 개인 접시에 음식을 덜어 먹어 음식쓰레기가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날처럼 음식이 절반 이상 남아 모두 쓰레기로 버려지는 순간 부페의 의미가 무색해진다.
식당종업원들에 따르면 손님에게 ‘조금씩 자주 가져다 드시라’고 권하고 있지만 한인들은 무슨 소리냐며, 오히려 호통을 치는 경우도 있다는 것. 내가 먹고 싶은 대로 먹는데 무슨 상관이냐는 것이다.
대부분 한인들은 부페식당에서 한번에 접시에 잔뜩 담아 가져간다. 두 번 일어서서 가는 것이 귀찮아서 그런지, 아니면 자주 가져다 먹으면 창피해서 그런지 몰라도 일단 담고 보자는 심리가 강하다는 것이다.
부페식당에서는 음식을 조금씩 자주 담아가는 고객은 환영하지만 한번에 잔뜩 갖다가 남기는 고객은 빈축 대상이다.
한국부페식당에 가면 눈에 잘 보이는 곳에 "조금씩 자주 드세요. 남기면 돈 받습니다."라는 문구가 붙어 있는 경우가 있는데 한번에 많이 담아가는 ‘고질적인 습관’이 좀처럼 고쳐지지 않는다고 식당 관계자들은 말하고 있다.
이러한 풍조와 관련 요식업계 관계자들은 음식을 공연히 낭비하는 한인들의 잘못된 부페문화는 바뀌어야 한다는 여론이 지배적이다.
<김현조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