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여 이름이 거룩히 여김을 받으시오며...’
하나님은 ‘아버지’인가?
혹시 하나님이 ‘어머니’는 아닌가?
최근 여성신학에서는 하나님이 남자인지, 여자인지에 관해 활발한 연구가 계속되고 있다. 하나님 ‘아버지’에 대해 단 한번도 의심해본 일이 없이 ‘아버지!’를 부르짖으며 기도하는 한인 교인들에게는 매우 생소하고 불경스럽게 느껴질지 모르겠지만 하나님의 남성과 여성, 부성과 모성에 관한 논의는 신학계에서 이미 오래 전부터 있어온 것이다.
하나님이 남자인지 여자인지, 아버지인지 어머니인지, 여성신학의 자세한 내용은 모르겠다. 그러나 하나님이 창조한 인간은 남자와 여자, 딱 두 종류인데, 하나님을 믿는 교회에는 왜 남자 목사와 남자 장로, 남자 안수집사들만 있는 것인지는 매우 궁금하다. 근래에 와서 몇몇 교단이 여성 안수를 허용하고 이에 따라 여자목사와 여자장로를 세우는 교회도 조금씩 늘어나고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교회에서 여성의 권한이 크게 달라진 것은 아니다.
전통적으로 여성의 역할을 제한해온 교회들은 그 근거를 성경에 두고 있다. 남성이 여성보다 먼저 창조됐고, 여성이 먼저 유혹에 넘어가 범죄했기 때문에 ‘여자는 남편을 사모하고 남편은 아내를 다스리게 됐다’는 것이다. 또 사도바울이 고린도전서에서 ‘여자의 머리는 남자’라고 한 것과, 여자가 교회에서 말하는 것을 용납하지 않았던 구절을 예로 들어 “여성안수는 하나님의 창조원리와 교회질서에 어긋난다”고 주장하고 있다.
사실 성경을 읽다보면 여자로서 ‘시험에 들’ 구절이 적잖이 나오는데, 일부 목사들이 가르치는 대로 ‘일점 일획도 가감없이 믿어야 한다’면 현대사회에서는 참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들이 많다.
성경은 과연 남녀를 차별하고 있을까? 지난 주 인터뷰할 기회를 가졌던 이재철 목사는 그렇지 않다고 말한다.
“하나님은 사람을 창조하실 때 남자와 여자로 만드셨습니다. 그것은 내가 사람이 되려면 남자와 여자가 더불어 살 때만 하나님의 형상을 회복한 인생이 된다는 것입니다. 목회도 마찬가지입니다. 남자와 여자가 함께 있는 교회의 당회에는 남자와 여자, 여자목사와 여자장로도 함께 있어야 건강한 목회를 할 수 있는습니다”
실제로 이목사가 시무했던 주님의교회에서는 ‘만인제사장’의 회복을 위해 주일 낮 예배를 비롯한 모든 예배의 대표기도를 장로, 안수집사, 권사, 서리집사가 모두 남녀를 불문하고 등록 순서대로 돌아가면서 맡고 있다.
그렇다면 사도 바울의 이야기는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이목사는 “성경을 볼 때는 항상 절대적인 것과 상대적인 것을 구분해야 한다”고 말 한다.
“여자는 교회에서 잠잠하라고 했던 것은 절대적 진리가 아니라 그 당시 문화상황 속에서의 이야기입니다. 만일 그런 것을 절대적으로 받아들인다면 바울이 성도들에게 ‘거룩하게 입맞춤으로 인사하라’고 했던 것도 지금까지 지켜야 할텐데, 오늘날 한인교회에서 남자 목사가 여자 성도에게 입을 맞추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이런 인사법을 놓고는 아무도 말씀대로 하자고 안 하면서 여성안수문제만 나오면 성경구절을 물고늘어지는 것은 옳지 않지요. 여성안수 문제의 해답 역시 창세기에 있습니다”
창세기에 따르면 하나님은 자신의 형상에 따라 사람을 남자와 여자로 창조했다. 문자 그대로만 보아도 하나님의 형상은 ‘남자와 여자’다.
그렇다면 하나님은 자신 속에 공존하는 남성성과 여성성을 둘로 나누어 사람을 창조했거나 아니면 하나님 자신이 2개의 모습을 동시에 지니고 있다고 봐도 이상할 이유가 없을 것이다. 또한 하나님이 완전하고 절대적인 존재라면 그 완전함 속에는 남성성도 여성성도 다 포함하고 있으리라는 것은 굳이 강조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그런데 왜 피조물인 인간은 남자와 여자를 같은 선상에 놓지 않고 우열의 위치, 혹은 계급의 위치에 놓는지 모르겠다.
아무래도 성경이 남녀를 차별한 것이 아니라 성경을 기록한 사람들이 남자와 여자를 차별한 것 같다.정숙희<특집2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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