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키스의 매직’ 잠재운 저력의 대역전극. . 오늘 4차전
솟구치는 천사들의 비상 앞에 매년 10월이면 기승을 부리던 양키스 매직이 고개를 숙였다.
16년만에 플레이오프 무대에 선 애나하임 에인절스가 초반 5점차 열세의 핸디캡을 딛고 ‘포스트시즌의 황제’ 양키스를 제물로 거짓말 같은 대 역전 드라마를 끌어내며 9-6으로 승리, 5전3선승 시리즈에서 승부의 기로인 3차전을 빼앗아냈다. 이로써 에인절스는 시리즈를 2승1패로 앞서가며 구단 역사상 첫 플레이오프 시리즈 승리에 1승만을 남겨놓게 됐다.
4일 애나하임 언터내셔널필드에서 벌어진 아메리칸리그 디비전 시리즈 3차전 경기에서 에인절스는 선발 라몬 오티스가 3회를 넘기지 못하고 6실점하며 무너져 1-6으로 뒤지며 패색이 짙었다. 더욱이 상대는 포스트시즌에서 상대팀의 실족을 용납하지 않는 황제 양키스. 아무리 ‘어메이징 에인절스’라지만 현실적으로 승리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하지만 올 시즌 내내 잡초처럼 질긴 생명력을 트레이드마크로 해온 에인절스의 저력은 위기에서 진가를 발휘했다. 역전 드라마의 발판을 제공한 것은 환상적인 불펜피칭. 3회까지 6점을 뽑아내며 기세좋게 출발했던 양키스 타선은 4회부터 9회까지 6이닝동안 에인절스 불펜을 상대로 단 1안타를 뽑아내는데 그칠 만큼 철저하게 봉쇄 당했다. 오티스를 구원, 마운드에 오른 루키 잔 랫키는 첫 2타자에 안타를 맞고 2점을 내줬으나 다음 3이닝을 1안타 무실점으로 막아내며 반격의 기초를 마련했고 원포인트 릴리프로 나선 스캇 숀와이스도 6회초 2사 2루에서 거포 제이슨 지암비를 2루땅볼로 처리, 제 몫을 해냈다. 불펜의 하일라이트는 7회부터 마운드에 오른 20살짜리 루키 프란시스코 로드리게스의 환상투. 메이저리그 경력이 고작 2주 남짓한 로드리게스는 7회와 8회 양키스의 베테랑 타자들을 상대로 퍼펙트 피칭을 했고 상대한 6명 중 4명을 삼진으로 돌려세워 스타탄생을 예고했다.
불펜이 양키스를 철저히 틀어막는 동안 에인절스 타선은 1-6으로 뒤진 3회부터 욕심내지 않고 여기서 1점, 저기서 2점을 뽑아내며 조금씩 리드를 좁혀나갔다. 3회말 팀 새먼의 2타점 2루타로 3-6으로 따라간 에인절스는 4회 애덤 케네디의 솔로홈런으로 1점을 더 좁혔고 6회에는 케네디의 희생플라이로 또 1점을 만회, 5-6까지 쫓아갔다. 7회말 스캇 스피지오의 클러치 적시타로 6-6을 만들며 마침내 양키스를 따라잡은 에인절스는 8회말 드디어 KO 펀치를 꺼내들었다. 선두 케네디가 우월 2루타로 출루한 뒤 희생번트로 만든 1사 3루에서 대런 어스테드가 우익선상으로 빠지는 2루타를 터뜨려 7-6으로 경기를 뒤집었고 다음타자 새먼은 양키스 구원투수 스티브 카세이의 초구를 통타, 레프트펜스를 넘기는 투런홈런을 터뜨려 리드를 3점차(9-6)로 벌리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4차전은 5일 오후 1시15분부터 벌어지며 제로드 워시번(에인절스)과 데이빗 웰스(양키스)가 선발로 등판한다.
<김동우 기자> dannykim@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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