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주재 북한 대사 한성렬과 지난주 2시간 동안 대화를 나눴다. 그는 “미국은 너무 고자세다. 일방적으로 요구만 한다. 우리는 핵 문제와 관련한 이슈를 논의할 자세가 돼 있다”고 했다. 그와의 대화에서 나는 북한의 핵 개발 시인이 협상을 위해서였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부시는 94년 체결된 제네바 협정을 폐기하지 말고 이에 근거해 북한과 협상해야 할 것이다. 부시 행정부는 북한이 믿을 수 없는 정권이라며 협상 제의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물론 광의로 해석하면 북한이 제네바협정을 위반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협정 문구를 위반한 것은 아니다. 이 문구는 북한이 언급한 우라늄이 아니라 플루토늄을 이용한 핵 개발을 금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미국도 협정의 주요한 두 부분을 실행에 옮기지 않았다. 북한과의 관계개선 및 북한에 대한 핵 공격위협 배제란 부분에서 그러했다. 실지로 미국은 위험국에 대해 핵 선제공격권을 공언함으로써 제네바 협정의 주요 항목을 거부한 것이다. 미국이 제네바 협정의 주요 항목이 준수되도록 북한과 협상을 벌이는 것은 아주 중요하다. 물론 쉽지는 않을 것이다. 북한의 실용주의자들이 핵을 개발해야 한다는 군부의 반발에 직면해 있다. 이들 개혁파에게 힘을 실어주는 게 필요하다.
북한에 경수로를 2기 건설해 주기로 한 것을 전면 철폐하지 말고 1기로 줄이는 대신 사할린 개스관을 설치하는 방법이 있다. 이로써 에너지 문제를 상당부분 해소할 수 있다. 중동에 개스 수급을 의지하고 있는 남한도 이를 환영하고 있다. 경제적 지원을 지렛대로 삼아 미국은 북한의 핵무장을 막을 수 있을 것이다.
이는 김일성, 김정일 부자에 대한 정치적 위상을 공고히 하는 효과가 될 수도 있다. 북한과 미국과의 관계 개선은 북한의 경제발전을 유도하면서 동시에 북한의 억압구조를 약화시킬 것이다. 하지만 미국이 선제공격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하지 않는다면 북한은 핵 개발을 계속할 것이다. 지난 94년 북한 핵 위기에서 경험한대로 북한을 몰아붙이면 강경파들에게 핵무장의 빌미만을 제공하게 된다. 이는 북한은 물론, 남한과 주한미군 모두에게 재앙을 가져다 줄 수 있다.
셀리그 해리슨/USA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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