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잘되는 한인 세탁소 옆에 상습적으로 새 세탁소 개업
기존 업주 피 말리고 속아 산 초보 업주에 덤터기 씌워
시애틀서 세탁소를 운영하는 세탁협회 임원 김 모씨는 평소 알고 지내던 K씨가 최근 자신의 업소에서 불과 두 블록 떨어진 곳에 세탁소를 차린다는 말을 전해 듣고 아연실색했다.
이미 K씨는 장사 잘되는 한인업소들만 상습적으로 골라 인근에 세탁소를 만든‘전과’가 알려져 있었던지라 김씨는“분해서 잠을 못 이룰 지경”이라고 말했다.
김씨는“K씨가 기존의 세탁소를 인수했거나, 아니면 먹고살기 힘들어 가게를 차린다면 이렇게 분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이미 K씨로 인해 속병을 앓은 동료들을 보며 남의 일이려니 했는데 막상 당해보니 그들의 심정을 십분 이해 할만 하다고 하소연했다.
김씨는 한인사회의 여러 협회에 관여하고 있는 K씨 문제를 공론화 해 적절한 대비책을 마련하기 위해 워싱턴주 한인 세탁협회(회장 이희갑)에 정식으로 K씨 문제를 제기했다.
지난 주 모임을 가진 세탁협회 임원 등 회원들은“법적으로 하자가 없지만 도덕적으로 지탄받아 마땅한 일”이라고 입을 모았으나 뾰족한 대책을 찾지는 못했다.
하지만 이들은“K씨의 도덕성을 지속적으로 물고 늘어지면 그가 한인사회 지도층 인사로 행세하는 데 많은 제약을 받을 것”이라며 차제에 장사가 잘되는 한인업소 인근에‘치고 빠지는’얌체들이 더 이상 활개치지 못하도록 업주와 구매자는 물론 부동산 중개인들도 협조해주기를 기대했다. 그러나, 이 역시 희망사항일 뿐일 것으로 이들은 내다봤다.
이 회장과 C씨, L씨 등은 K씨 케이스도 심각하지만 미국인 S씨와 연계해 일하는 두 한인도 요주의 대상이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이들이 성업중인 세탁소 옆에 또 다른 업소를 차리고 덤핑 공세로 매상을 올린 후 초보 업주들에게 팔아 넘기는 수법으로 세탁업계 공멸을 부추기고 있다”며“한인들이 몇 차례만 이들과 거래를 끊어도 함부로‘만행’을 저지를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치고 빠지기’수법에
최고 수십만달러 손해
줄어든 매상보다 업소 매매가격 급락이 큰 타격
K씨의‘틈새 파고들기’공세로 매일 피가 마른다고 호소한 김씨는“매상의 3분의 1을 잃을 것으로 보지만 그보다도 월 매상 감소로 인한 업소가격의 급락이 더 큰 문제”라고 푸념했다.
실제로 K씨가 치고 들어간 한 업소의 경우 매상이 급격히 줄어 업소를 당장 판다면 십만 단위의 손해를 감수해야 할 형편이라고 김씨는 전했다.
이들 새치기 업소의 판매전략은 당연히‘덤핑’으로 통상 셔츠 한 장 당 세탁비가 1달러가 조금 넘지만,‘가격치기’가 시작되면 49센트까지 떨어지는 상황이 종종 발생한다고 한 관계자가 귀띔했다.
김씨는 자신과 주위 두 업소가 묵시적으로‘덤핑 금지’를 실천해 공멸을 막아왔지만, 미국인 S씨와 연관 있다고 추정되는 H씨가 인근에 세탁소를 차린 후 지속적인 가격인하 경쟁으로 자신을 제외한 두 업소가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가격을 낮췄다고 밝혔다.
K씨로 인해 피해를 본 한 세탁소는 매상이 절반 이하로 떨어져 종업원을 쓸 엄두도 못 내는 상황이며 부부가 철야작업으로 근근히 이자를 상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K씨의 다음 피해자가 될 것이 확실하다는 김씨는“융자금 상환, 자녀 교육비, 모기지 상환 등 정해진 지출이 매상 감소로 큰 타격을 입어, 최악의 경우 개인파산까지도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협회의 한 중견 회원은 K씨 같은 업자들이 가격 덤핑을 통해 세탁소 매매가격을 올리는 데 주력할 뿐 마진에는 관심조차 두지 않는다며 세탁소 운영 경험이 없는 사람이 월 매상만 보고 비싼 가격에 구입하면 엄청난 대가를 치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셋업한지 3년 미만의 세탁소를 구입할 때 ▲기계의 연수 ▲세탁소를 개업한 사람 ▲개업 시 받았던 가격 ▲장비업자 등을 따진 후 의문사항에 대해서는 세탁협회에 문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정락규 기자
tenite@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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