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정부 초반인 2017년 11.8%서
▶양성평등 목표제 후 22.7% 정점
▶윤정부 거치며 19.9%까지 하락
▶2022년~올 1분기 감축 222명 중
▶여성이 151명… 남성은 71명 그쳐
문재인 정부 시절 목표제 도입으로 20%를 넘어섰던 공공기관 여성 임원 비율이 윤석열 정부를 거치며 다시 10%대로 내려앉았다. 이 기간 민간기업의 여성 임원 비율이 꾸준히 상승세를 이어간 반면 공기업은 4년 연속 뒷걸음한 것이다.
4일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 시스템 알리오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공공기관 여성 임원은 707명으로 전체 임원 3557명의 19.9%를 차지했다. 전체 임원은 상임임원과 비상임임원을 합산한 수치다.
공공기관 여성 임원 비율은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하락세를 보였다. 2022년 22.7%로 정점을 찍은 여성 임원 비율은 2023년 21.7%, 2024년 20.8%, 2025년 20.2%로 매년 낮아졌고 올해 1분기에는 20%를 밑돌았다. 같은 기간 여성 임원 수는 858명에서 707명으로 151명 줄었다.
여성 직원의 절대 수가 감소한 것은 아니다. 공공기관 여성 직원은 2022년 15만5,461명에서 올해 1분기 16만 4222명으로 5.6% 늘었다. 직원 단계에서는 여성 인력이 늘었지만 기관장·이사·감사 등 임원 단계에서는 여성 비중이 낮아진 셈이다.
국내 매출액 상위 100대 기업과 비교하면 공공기관의 후퇴 흐름은 더 두드러진다. 글로벌 헤드헌팅 전문기업 유니콘 써치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매출액 상위 100대 기업의 여성 임원 비율은 6.5%로 2019년 3.5%대비 3%포인트 상승했다.
공공기관 여성 임원 비율은 문재인 정부 때 빠르게 상승했다. 당시 정부는 공공 부문 의사 결정 직위의 여성 참여가 낮다는 판단에 따라 2017년 11월 ‘공공 부문 여성대표성 제고 계획’을 세웠다. 공공기관의 경우 성평등한 의사 결정 참여를 위해 여성 임원 목표제를 처음 도입하고 공공기관 이사 등 임원 여성 비율을 2022년까지 20%로 높이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법·제도 정비도 뒤따랐다. 2018년 말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 개정으로 ‘양성평등을 위한 임원임명 목표제’가 신설됐고 2019년 7월부터 시행됐다. 공기업·준정부기관은 양성평등을 위한 임원임명 목표를 정하고 연차별 목표와 이행 계획을 정부에 제출하도록 했다.
공공 부문 여성대표성 제고 계획 이행 실적과 양성평등 정책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계획 수립 당시 11.8%였던 공공기관 여성 임원 비율은 2018년 17.9%, 2019년 21.1%, 2020년 22.1%, 2021년 22.5%로 상승했다. 5년도 안 돼 비율이 두 배 가까이 높아진 것이다.
하지만 정권 교체 이후 정책의 무게중심도 달라졌다. 윤석열 정부 들어서는 기존 여성대표성 제고 계획이 ‘성별대표성 제고 계획’으로 바뀌었다. 여성가족부는 2023년 관계부처 합동으로 제3차 공공 부문 성별대표성 제고 계획을 마련하며 기존 여성대표성 제고 계획을 양성평등 관점으로 변경하고 12개 분야 소관 부처가 자율적으로 목표와 이행 방안을 마련하도록 했다. 제도 자체가 사라진 것은 아니지만 여성 임원 확대를 강하게 밀어올렸던 정책 동력은 약해졌다는 평가가 나오는 배경이다.
실제 전체 임원이 줄어드는 과정에서도 여성 임원 감소 폭이 상대적으로 컸다. 2022년부터 올해 1분기까지 전체 임원은 3,779명에서 3,557명으로 222명 줄었다. 이 가운데 여성 임원 감소분은 151명으로 전체 감소분의 68.0%를 차지했다. 남성 임원은 같은 기간 2,921명에서 2,850명으로 71명 줄어드는 데 그쳤다.
전문가들은 목표를 설정하는 데 그치지 말고 실제 성과를 검증하는 한편 평가 체계와 연계해 지속적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여성 임원 확대 정책이 조직 성과와 다양성 제고에 얼마나 기여했는지 검증하고 보완 방향을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행 공공기관 경영평가에도 여성 대표성 관련 항목은 포함돼 있지만 정권 교체와 무관하게 일관된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여성 임원 비율을 공공기관 평가의 핵심성과지표(KPI)에 넣어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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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이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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