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더 쓸 세탁기 5년후 폐기
비싸고 질 낮은 기종 설치해야

대체 세탁기종2배나 일찍 교체
수작업 늘어나노동비 상승 부담
업소 매매 어려워권리금도 잃을판
한인 세탁인협통과땐 소송 방침

세탁소내 퍼크사용 전면 금지안의 최종 표결이 내일로 다가왔다. 남가주 대기정화국(SC AQMD) 실행위원회는 11월1일 오전9시 다이아몬드바 사무실에서 1421규정 개정안에 대한 공청회를 갖고 곧바로 투표를 실시한다. 법안이 통과될 경우 업계가 입게 될 타격과 남가주 한인세탁협회(회장 하헌달)의 향후 대책등을 알아본다.

◇한인 세탁업계에 미칠 경제적 영향
퍼크 금지 법안이 통과되면 남가주 AQMD 관할지역(LA, 오렌지카운티 전체와 리버사이드, 샌버나디노 일부 지역)내 2,300여 세탁업소중 약70%를 차지하는 한인업소들이 막대한 경제적 타격을 입게 된다.
AQMD측에 따르면 하이드로카본(탄화수소), 물, 그린어스 등 퍼크 이외의 용매를 쓰는 대체 세탁기를 설치한 업소는 아직까지 100개 미만으로 대부분이 이번 표결의 영향권 아래 놓여있다.
한인 세탁소의 대다수는 현재 세탁과 건조를 한 곳에서 할 수 있는 3세대 퍼크 세탁기를 사용하고 있다. 이 기계는 대부분 10여년전 구입한 것으로 관리만 잘 해 주면 20년은 더 사용할 수 있으나 법안이 통과되면 2004년 7월1일 이후로는 15년 된 퍼크 세탁기를 사용할 수 없다는 조항에 따라 앞으로 약 5년 뒤에는 폐기되어야 한다.
따라서 업소들은 세탁기를 예상했던 것보다 2배나 빨리 교체해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되는데 문제는 하이드로카본 세탁기가 퍼크 세탁기보다 훨씬 비싸다는 것. 대체 세탁기를 사용하는 업소들은 하이드로카본 세탁기를 많이 구입하고 있다.
하이드로카본 세탁기의 가격은 세탁량에 따라 최고 15만달러대도 있지만 쓸 만한 세탁기의 가격은 보통 7~8만달러 수준이다. 업계에 따르면 7~8만달러는 줘야 쓸 만한 기계를 구입할 수 있는데 이는 2만5,000 ~4만달러에 불과한 퍼크 세탁기과 비교할 때 큰 부담이 아닐 수 없다.
뿐만 아니라 하이드로카본 세탁기의 경우 세탁의 질이 낮고 시간도 오래 걸려 수작업이 늘어나기 때문에 노동비용도 상승을 불러온다.
기계교체와 노동비 상승등에 따른 총 손실이 최소한 3억달러에 달할 것이라는 게 한인세탁협의 추산이다.
하지만 더 심각한 경제적 타격은 세탁소 매매를 어렵게 만들어 업소 인수시 지불했던 권리금을 잃게 될 것이라는 점. 세탁소는 통상적으로 월매상의 15배 정도에 거래되는데 전체 업소의 절반 이상이 월 매상 5,000~1만달러에 달하는 영세규모임을 감안할 때 업소를 팔아도 기계값도 건지기 어려운 경우가 속출할 것으로 보인다. 협회에서는 결국 많은 업소들이 문을 닫을 수밖에 없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이같은 영향은 남가주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다. 캘리포니아의 환경구제가 미 전국에 영향을 미치는 현실을 감안할 때 수년내로 타주에 있는 한인업소들도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1421규정 개정안 내용
▲2003년 1월1일부터 신규 세탁소에는 퍼크기계가 아닌 대체기
계만 허용
▲2003년 1월1일부터 기존세탁소 추가 설치시 대체기계만 허용
▲2004년 7월1일부터 개조한 퍼크기계 사용 금지
▲2004년 7월1일부터 기존 세탁소 장비 교체시 대체기계만 허용
▲2004년 7월부터 15년이 넘은 퍼크기계 사용금지
<김장섭 기자>